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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거수경례 두 번…이일병 국가원수급 예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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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25일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 도착한 국군전사자 유해 12구를 영현봉송단이 옮기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가운데)이 뒤따라 걷고 있다. [김경빈 기자]

군 통수권자의 두 차례 거수경례, 21발의 조포(弔砲), 40개 부대기의 ‘받들어 기’. 62년 만에 이역만리를 돌고 돈 끝에 25일 고국 땅에 돌아온 국군 전사자 12명을 위한 국가원수급 의전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40분부터 서울공항 활주로에서 이들을 기다렸다. 고(故) 이갑수 일병의 아들 이영찬씨와 고(故) 김용수 일병의 장조카 김해승씨 등 유족과 김관진 국방부 장관, 김상기 육군참모총장, 제임스 서먼 한미연합사령관, 박신한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대령) 등과 함께다.

 유해를 실은 공군 특별기가 도착하자 이 대통령 일행은 50여m를 걸어 다가갔다. 후문이 열리고 태극기로 감싼 유해가 보이자 애국가가 연주됐다. 이 대통령 일행은 굳은 표정으로 거수경례를 했다. 그사이 21발의 조포가 발사됐다. 12구가 모두 고국 땅에 서자 묵념이 이어졌다. 이어 육·해·공군 의장대와 6·25 참전부대를 포함한 40개 부대기 사이로 태극기·유엔사기·성조기·국방부기·육군기를 든 기수단이 앞서갔고 유해가 뒤따라 운구됐다. 이 대통령 일행도 따랐다. 그사이 40개 군대기는 앞으로 기울인 ‘받들어 기’ 자세를 취했다.

 이윽고 유해가 한 구씩 전투병에 의해 군용 지프에 실렸다. ‘받들어 총’이란 구호에 이 대통령 일행은 다시 거수경례를 했다. 이 대통령은 차량이 서울공항을 완전히 빠져나갈 때까지 운구행렬을 주시했다.

 이 대통령은 행사 전 유가족들과 따로 만났다. 그는 “여러분들 삼촌 되시고 형 되시고 동생 되고 하니까 그때 나가서 목숨을 걸고 싸워서 이 대한민국이 지켜진 거다. 그렇지 않으면 대한민국이 없어졌겠지”라고 말했다. 김관진 장관은 “북한에서 전사한 분을 모셔다 안장한 제1호다 ”며 “대통령이 직접 나온 것도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KBS·MBC·SBS 등 지상파TV는 오후 뉴스로 봉환식을 다뤘을 뿐 생중계하진 않았다. JTBC 등 종합편성 채널과 YTN이 생중계를 하는 동안 지상파TV는 예능 프로그램을 내보냈다. 파업 중인 MBC는 한 여배우의 남자관계를 추적하는 내용의 프로그램을, KBS는 아침드라마와 토크쇼를 편성했다. KBS 관계자는 “중계차를 내보냈으나 유해 도착이 지연돼 오후 뉴스에 다루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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