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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한국에 또 유전자변형 옥수수 수출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말 미국산 유전자 변형 옥수수가 국내에서 두 차례 적발돼 우리 당국이 미국측에 시정을 요구했으나 미국 업계가 양을 늘려 한국에 '식용' 으로 다시 수출, 관계당국이 전량 회수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지난 10일 경인청에 국내 8개 수입 회사가 통관을 의뢰한 미국산(곡물 메이저인 카길사 제품)옥수수 알곡 5만5천t에서 '스타링크' 라는 이름의 유전자 변형 옥수수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스타링크는 사람이 먹을 경우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어 미국 환경보호청(EPA)에 의해 식용이 금지돼 있다.

스타링크 옥수수 또는 이를 함유한 가공품이 국내 수입 과정에서 적발된 것은 지난해 11, 12월에 이어 세번째인데 양적으론 이번이 최대 규모다.

이번 수출 시도에 대해 소비자.환경단체들은 "미국측이 우리의 검사 능력이나 대처 강도를 얕봐 이같은 일이 반복되는 것" 이라고 비판했다.

또 "우리가 식량의 70%를 수입에 의존하는 식량 수입국으로서 우월적 지위를 누리지 못할 뿐 아니라 정당한 권리마저 찾지 못하고 있다" 고 주장했다.

미국은 지난해 10월부터 3백여개에 이르는 스타링크 함유 가공품에 대해 전량 회수(리콜)작업을 하고 있다.

식의약청은 국내 수입업자들에게도 지난해 10월 26일 이후 선적분에 대해서는 스타링크가 들어 있지 않다는 증명서를 첨부하도록 요청했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다.

수입업자들은 증명서를 발부받으려면 t당 2, 3달러를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수가 증명서 없이 통관을 의뢰하는 실정이다.

게다가 우리 검정 기술로는 옥수수 알곡에 대해서만 유전자 변형 여부를 알아낼 수 있고 스타링크가 함유된 가공품은 찾아내지 못한다.

한편 18일 뉴욕 타임스는 일본 당국이 지난해 가을 미국에서 수입한 옥수수에서 스타링크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문제의 옥수수는 미국 내 검사에서는 스타링크가 발견되지 않았다며 "미국의 검사가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고 지적했다.

◇ 스타링크란〓미국의 세계적 유전공학 회사인 아벤티스가 개발한 병충해에 강한 내성(耐性)을 지닌 유전자 변형 옥수수다.

이 품종에 든 Cry9c라는 단백질이 알레르기 물질이어서 1998년 5월 미국 당국에 의해 사료용과 공업용으로만 사용토록 제한됐다.

미국산 옥수수의 0.5%가 이 종자로 재배된 것으로 알려졌있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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