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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강소병원 … 위암은 서울양병원, 대장암은 대항병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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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암에 걸리면 무조건 큰 병원으로 가야 할까. 정답은 ‘아니다’이다.

 규모는 작아도 전문병원을 표방하며 특정 암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강소(强小)병원 9곳이 이번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받았다. 30병상 이상 100병상 미만의 병원급(級) 규모지만 수술 실력이 좋아 대형병원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위암은 서울양병원·세계로병원(부산)·드림병원(대구)이 환자 사망률이 낮았다. 대장암은 ▶대항병원·서울송도병원·서울양병원·한솔병원(서울) ▶세계로병원·새항운병원·안락항운병원(부산) ▶드림병원(대구) ▶양병원(경기) 등 9곳이 포함됐다. 이 중 서울양병원·세계로병원·드림병원은 위암과 대장암 수술 모두 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소병원의 우수성은 지난해 본지 ‘2011년 병원평가’에서 이미 확인된 바 있다. 매년 암 종류별로 200~300곳의 병원이 수술을 하는데 강소병원들은 한 해 수술 건수 기준으로 50위 안팎이다. 대장암 분야에서 대항병원은 2010년 기준 수술건수로 10위(340건), 서울송도병원은 11위(303건)나 됐다. 이들 병원은 수술을 잘해 환자가 몰리기도 하지만 수술 경험이 쌓여 수술을 더 잘하게 되는 ‘선(善)순환’ 구조다. 심평원이 그동안 수술건수를 질 평가의 잣대로 활용했던 이유다.

 강소병원들은 지방에 골고루 흩어져 있어 대형병원 쏠림 현상을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 거주지 근처에 위치하는 데다 특화된 분야의 노하우를 길러놓고 있어 지방 암환자들도 마음 놓고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진단에서 수술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고, 환자가 의사에게 느끼는 거리감도 대형병원에 비해 훨씬 가깝다.

 대구 드림병원 이한일(52) 대표원장은 “진단을 한 뒤 조직검사를 거쳐 수술까지 걸리는 시간이 1~2일밖에 안 된다”며 “수술방에도 어시스트(수술 보조)까지 모두 전문의가 들어가기 때문에 수술 과정이 원활하게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대항병원 이두석(45) 진료부장은 “수술로 끝나는 게 아니라 콜센터에서 1~2주 후 환자의 상태를 먼저 묻고 주치의와 언제든 연락이 가능하도록 핫라인을 구축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내시경·항암치료 등을 받기 위해 진료과별로 환자가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주치의를 중심으로 토털 케어를 제공해 환자들이 가족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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