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삼느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2면

삼성전자의 주가가 120만원 아래로 떨어진 18일. 고액 자산가가 많이 찾는 미래에셋증권 WM강남파이낸스센터에는 삼성전자 주식에 대한 문의가 부쩍 늘었다. 이달 초 140만원을 넘던 삼성전자의 주가가 단기간에 15%나 빠졌으니 이제 사야 할 ‘타이밍’이 됐다는 것이다. 변주열 센터장(상무)은 “그간 비싼 가격 때문에 삼성전자 매수를 주저하던 고객은 이번 조정을 매수 기회로 삼으려는 것 같다”고 전했다.

 코스피 시가총액의 17%가량을 차지하는 삼성전자는 한국 증시의 ‘맏형’ 격이다. 삼성전자가 오르면 시장이 오르고, 내리면 부진하니 증시에서는 ‘삼느님’(‘삼성전자’와 탁월한 성과를 이룬 대상을 일컫는 인터넷 용어 ‘-느님’을 붙여 만든 신조어)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의존도가 높아진 상황이다.

 주요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21일 삼성전자에 대해 “실적과 성장성이 탄탄한 가운데 대외 변수로 주가가 급락한 만큼 싸게 살 기회”라며 한목소리를 냈다. 최근 주가가 급락했는데도 이들이 ‘사라’고 입을 모으는 이유는 뭘까. 배경은 무엇보다 실적이다. 증권가에서는 올 2분기 삼성전자의 전 사업부 실적이 개선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형 ‘갤럭시S3’ 출시로 스마트폰 시장 지배력이 강화되고 ▶AMOLED(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 부문 실적 호조와 D램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반도체 부문의 수익이 늘어나며 ▶세계 최초로 20나노급 모바일 D램 양산에 돌입했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소수이지만 신중한 접근을 주문하는 의견도 있다. 다시 촉발된 유럽 위기가 삼성전자의 주가를 계속 압박할 수 있다는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