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황복, 어디 갔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4면

임진강의 진객 황복(사진)이 제철을 맞았지만 자취를 감추다시피 했다. 예년 기준으론 이 무렵이 황복 절정기라고 볼 수 있지만 어획량이 예년의 10%에 그치고 있다. 파주 임진강 지역 어민 200여 명은 98척의 선박을 타고 온종일 그물질을 하지만 상당수 어민은 “하루 한 마리도 잡기 어렵다”고 하소연할 정도다.

 15일 파주시와 파주어촌계에 따르면 산란기를 맞은 황복이 이달 초부터 하루 평균 70~80㎏씩 잡히고 있다. 한때 1t에 달할 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규모다. 이로 인해 지난해 ㎏당 20만원 선이던 황복 요리 가격은 25만원 선으로 치솟았다. 임진강 황복은 물량이 부족하다 보니 예약을 해도 맛보기 어려운 지경이다.

 황복은 국물이 시원하고 육질은 쫄깃해 복요리 가운데 백미로 꼽힌다. 중국 송나라 시인 소동파는 ‘하돈(河豚·강의 돼지)’이라고 부르며 그 맛을 극찬했다고 한다.

 황복의 급감 이유에 대해선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어민들은 올해 수온이 낮아 황복이 회귀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올해는 황복 잡이가 보름가량 늦어졌다.

장석진(49) 파주어촌계장은 “황복이 산란처인 임진강 중류에 도달하기 전에 서해 바다와 강어귀에서 이뤄지는 싹쓸이식 조업으로 남획된 탓도 크다”고 지적했다.

 황복은 일반 복어와 달리 회귀성 어종이다. 바다에서 2~3년 동안 길이 25~30㎝의 성어(무게 700g~1㎏)로 자란 뒤 4월 중순~6월 중순 산란을 위해 강으로 돌아온다. 20여 년 전만 해도 금강·섬진강·낙동강에도 올라왔지만, 하구 댐 건설과 강물 오염 때문에 지금은 임진강과 한강 하류로만 올라온다.

관련기사
▶수심 7m서 1m로…냇가로 변해가는 임진강
▶파주 장남교 사고 구간만 다른 공법 썼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