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장남교 사고 구간만 다른 공법 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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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신축 중이던 경기도 파주시 장남교의 상판이 무너져 근로자 2명이 사망하고 12명이 다쳤다. [연합뉴스]

파주 장남교 붕괴 사고의 원인과 부실시공 여부를 가리기 위한 현장검증이 23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임진강 사고 현장에서 실시됐다. 이날 현장검증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주도 아래 경찰·소방·공사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뤄졌다. 국과수 안전사고조사팀 김인수 박사는 “작업 과정과 구조 안정성 부문, 공사자재의 적합성 등에 문제가 있었는지 중점 조사했다”며 “아직까지 사고 원인을 단정적으로 얘기하기엔 이르다”고 말했다. 국과수는 한 달 내에 1차 감식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22일 오전 8시50분쯤 파주시 적성면 두지리 임진강 장남교 신설 공사현장에서 콘크리트 상판 55m가 갑자기 붕괴됐다. 이 사고로 현장에서 일하던 근로자 14명이 15m 아래로 추락해 홍오준(55)씨와 민봉현(50)씨 등 2명이 숨지고 한모(51)씨 등 12명이 골절 등 중상을 입었다. 사고를 당한 근로자 가운데 7명은 일용직이고, 부상자 중에는 필리핀인 2명도 포함돼 있다. 근로자들이 흙과 자갈 바닥으로 추락하는 바람에 인명 피해가 컸다.

 장남교 공사 구간 중 이미 설치된 538m 구간은 미리 만든 콘크리트 상판을 조금씩 밀어넣는 ‘ILM공법’을 사용했다. 하지만 사고 구간은 전쟁 등 유사시에 교량 일부를 쉽게 폭파할 수 있도록 군부대와 협의해 현장 타설 공법을 사용했다. 상판 지지 구조물인 ‘거더’ 위에 콘크리트를 부어 상판을 만드는 방식이다. 이로 인해 콘크리트 무게를 견디지 못해 지지물이 무너졌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경찰은 이 공법의 적정 시행 여부를 조사 중이다.

 장남교는 길이 539m로 2008년 2월 착공해 내년 4월 완공 예정이다.

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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