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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에 든 한국형 젖소 씨수소 “몸값 10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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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교배용으로 쓰이는 씨수소 ‘유진(사진)’이 젖소 유전 능력 평가에서 한국 소로는 처음으로 세계 1%에 들었다. 이 소의 정액을 받아서 낳은 새끼 젖소의 우유 생산 능력이 세계 최상위급이란 의미다.

 15일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국제 젖소 유전평가기구(Interbull)가 37개국의 우수 씨수소 12만5000마리를 대상으로 실시한 평가에서 유진은 1032등을 차지했다. 유진의 새끼는 평균적인 젖소에 비해 연간 1293.7㎏의 우유를 더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됐다.

2010년 기준으로 한국에서 젖소 한 마리가 생산하는 평균 우유 양은 연간 9638㎏이다. 이번 평가에서 1위는 미국 소가 차지했다.

 유진은 우수한 형질을 가진 암·수소를 인공 수정하는 방식으로 태어났다. 현재 태어난 지 7년2개월 됐으며,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농협 젖소개량사업소에서 사육 중이다.

 한광진 농협젖소개량사업소 종축부장은 “유전 능력과 개발 비용 등을 감안할 때 유진을 판다면 가격이 10억원 이상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농진청은 이번 평가를 계기로 씨수소의 정액 수출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2015년까지 0.5㏄ 용기를 기준으로 연간 1만 개(2만 달러)의 정액을 수출한다는 목표다. 씨수소의 정액 채취에는 ‘의빈우(義牝牛)’라고 불리는 암소 역할을 하는 수소가 동원된다. 의빈우를 암소로 착각한 씨수소가 교미를 시도하면, 기구를 이용해 정액을 채취하는 방식이다. 소의 건강 상태에 따라 한 주에 1~3회 정액을 채취한다. 조광현 농진청 가축개량평가과 연구사는 “아직은 한국 씨수소의 유전 능력에 대한 신뢰가 높지 않아 국산 정액(0.5㏄당 1000~1만원)이 수입 정액(3만~11만원)보다 싼값에 팔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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