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MBC 드라마 '아줌마' 오삼숙 결국 이혼할까

중앙일보

입력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이혼하는데 그리 오래 걸려요. 장진구 하는 짓을 보면 TV를 부숴버리고 싶어요. 빨리 이혼시켜 버리세요. "

"이혼을 하려면 하고, 아이들을 주려면 주고, 위자료만 받고 끝나든지…. 어찌됐건 오삼숙이 장사를 하게 하거나, 아이들이 한지원이랑 행복하게 살게 하든지 해야지…. "

최근 시청률 30%를 넘어선 MBC 월화드라마 '아줌마' (밤 9시55분)의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은 시청자들, 특히 주부들이 하루빨리 오삼숙(원미경)부부를 이혼시키라고 주문하는 글로 가득하다.

'아줌마' 는 극중 오삼숙이 바람 피는 남편 장진구(강석우)에게 대반격을 시작하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어리숙하던 전업주부 삼숙은 지식인인 체하는 남편의 속물근성과 가식을 싸잡아 "장진구, 너 언제 인간될래" 라고 욕할 정도의 당당한 여성으로 변했다.

그런데도 장진구의 능글맞은 행태와 바람기는 변함이 없다. 오히려 아이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애인인 한지원(심혜진)과 백화점에서 마주치도록 유치한 작전을 짜는가 하면 애인 앞에서 아내를 무시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

불륜조차 코믹한 상황으로 묘사하는 '아줌마' 를 보며 시청자들은 분통이 터져 즉각 이혼을 요구하고 있지만 제작진은 "오히려 드라마가 현실의 10분의 1도 못 좇아가고 있다" 는 입장이다.

말하자면 이혼 여부가 문제의 핵심이 아니니 "서로 악감정을 가진 두 사람이 싸움을 통해 변화해가는 모습에 관심을 가져달라" 는 주문이다.

안판석 PD는 "장진구와 오삼숙의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 이라며 "지금 둘의 속이 곪아 터지고 시댁과 친정 간에도 싸움이 무르익어 가는데 갑작스레 합친다거나 이혼시킬 수는 없지 않겠느냐" 고 반문했다.

전체 50회 중 32회를 방영한 '아줌마' 의 원래 기획안은 장진구와 오삼숙이 행복하게 재결합한다는 내용.

하지만 제작진은 "그대로 가지는 않을 것" 이라고 귀띔했다.

또 겉으로 펄쩍 뛰는 오삼숙보다 속으로 더 곪아있는 최유미(견미리 분)의 대응 방식도 유심히 봐달라고 부탁했다.

안PD는 "시청자들의 반응에서 이혼을 쉽게 받아들이는 세태를 읽을 수 있다" 며 "그렇지만 드라마 속에서도 이혼은 쉬운 문제가 아니다" 라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