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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엑스포 15년 전 내가 제안 … 강진에 무명가수타운 만들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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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강진원 군수

12일 개막한 여수세계박람회를 지켜보는 강진원(53) 전남 강진군수의 감회는 남다르다. 1997년 전남도청 기획계장 시절 해양엑스포를 해 보자는 아이디어를 처음 제시했기 때문이다.

 “도로·철도 건설 등이 필요한데도, 정부가 ‘물동량·교통량이 적다’ ‘사업성이 떨어진다’며 요구를 들어 주지를 않았어요. 공급이 있으면 수요가 창출되는 법인데도. SOC 확충 명분을 찾던 중 일본 본토에 비해 낙후한 오키나와가 1975년 박람회를 열면서 급격히 발전했다는 걸 알았어요.”

 강 군수는 “해양박람회를 직접 기안해 당시의 허경만 전남지사에 보고했다”고 15년 전을 회고했다. 여수세계박람회는 국가사업으로 채택됐고, 이후 여수를 중심으로 전남지역 SOC 투자가 가속화됐다. 대형 국제행사를 치러야 하니, 정부가 나설 수밖에 없었다.

 4·11 보궐선거에서 당선해 ‘강진의 넘버 원(Number one)’이 된 강 군수를 만나 지역발전 등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행정고시 출신인 그는 전남도 문화계장·정책기획관·기업도시기획단장 등을 지냈다

 -좋은 아이디어가 많다고 하는데.

 “강진읍에 활기를 불어 넣을 콘텐츠가 필요하다. 시장과 아트홀 사이에 무명가수 타운을 만들겠다. 주민들은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고, 관광객들이 와 노래를 듣고 함께 부르고 하면 시장과 상가가 활성화할 것이다. 무명가수를 유명가수로 키워 내는 산파 역할도 할 수 있다.”

 -이웃 장흥군 물 축제도 처음 구상하지 않았나.

 “장흥군 부군수 시절 바다·강·호수를 가진데다 탐진댐까지 건설되는 데 착안해 물 축제를 기획했다. 당시 군수가 축제를 싫어해 덮어 둔 걸 현 이명흠 군수가 발굴, 축제를 열어 대성공을 거두고 있다. 강진읍과 장흥읍은 자동차로 10여분 거리로 아주 가깝다. 축제뿐만 아니라 관광·사업도 공조해 윈-윈(Win-win)하겠다.”

 -강진은 없는 게 없으나 특출 난 것이 없다고들 말한다.

 “베스트 원(Best one)은 아니지만 온리 원(Only one) 즉 강진에만 있는 명인 10과 명품 10, 명소 10를 육성하겠다. 타지에서 들어온 사람도 명인이 될 수 있다. 파프리카·쌀·한우 등을 집중 지원하겠다. 명소의 경우 숲만해도 초당림·주작산·월출산 밑에 좋은 게 있다. 5년 후, 10년 후 먹고 살 것을 선정해 집중 투자하겠다.”

 -농림수산식품부가 출범시킨 귀농·귀촌 100인 자문단에 뽑혔는데.

 “우리 강진의 귀농·귀촌 지원이 도내에서 가장 크다. 강진 출신이 아닌 사람도 많이 이사를 오고 있다. 정착을 위한 서비스와 사업 지원을 확대, 귀농·귀촌의 1번지로 발전시키겠다. 귀농·귀촌자에겐 세금·금융 혜택을 주고 규제를 완화해 주는 등 인센티브도 필요하다.”

 강 군수는 “휴먼웨어(Humanware)에 포커스를 맞춰 벼 농사와 축산을 하는 농민을 위한 교육과정을 신설하고 선진지 견학과 해외 연수를 보내는 등 사람에 대한 투자를 많이 하겠다”고 밝혔다. 또 “군 단위 지역에선 공무원들이 얼마나 좋은 아이디어를 내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며 “군수 혼자 뛰어선 불가능하고 800명의 직원들이 함께 뛰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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