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남자 쇼〉에 시청자들 항의 쏟아져

중앙일보

입력

"정말 해도 너무 한다" "도대체 방송이 개인 장난입니까"

지난 2일 오후 방송된 SBS-TV 신년특집〈두 남자 쇼 - 최진실, 조성민 스페셜토크〉에 시청자들의 항의가 쏟아지고 있다.

세간의 관심 속에 지난 달 5일 성대한 결혼식을 올린 최진실, 조성민 커플을 초대한 이날 프로그램은 1시간 동안 이들 부부의 시시콜콜한 신변잡기적인 이야기에만 초점을 맞춰 제작진이 과연 방송이 '공기(公器)'라는 사실을 조금이라도 인식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들게했다.

조성민, 최진실 부부의 대화내용 또한 방송에 부적합한 것이 많고 진행자인 윤다훈과 신동엽의 질문도 수준이하여서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특히 이들 부부는 초호화판 결혼식을 올렸음에도 '부조금 얼마를 받았는데 기분나빴다' ,'얼굴만 보면 누가 얼마를 냈는지 보인다', '200명한테 청첩장을 보냈는데 부조금이 온 건 80여명뿐이라 화난다'는 등 부조금에 관한 상식밖의 이야기를 잔뜩늘어놓았다.

더욱 가관이었던 점은 '결혼한 후에 상대방에게 정말 짜증났던 점이 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최진실과 조성민이 서로 상대방이 '방귀를 많이 껴 짜증난다'며 방귀뀌는 갖가지 흉내까지 내면서 한동안 말다툼을 벌인 것. 급기야 이미지 손상을 염려한 최진실이 자제를 부탁하자 이 '주제'는 일단락됐지만 둘 사이에 어색한 분위기가감돌아 보는 이들을 불편하게 했다.

이에 대해 '방송이 연예인들 부부싸움하는 곳이냐' '부모와 함께 보기 민망했다' '방송이 공석인지 사석인지 구분을 못하는 것 같다' '수위를 넘어서는 저질방송을보는 기분이었다'등의 시청자들의 항의가 이 프로그램의 인터넷 게시판에 쇄도했다.

진행을 맡은 신동엽과 윤다훈 역시 '두 사람이 어디서 키스를 했냐' '언제 얼마나 길게 했냐' '어디에다 키스하는 게 가장 좋으냐' 등 듣기 민망한 질문들을 쏟아내며 두 사람의 '은밀한' 사생활을 들춰내는데만 혈안이 된 모습을 보였다.

한 시청자는 "제작진이 참신한 소재나 신선한 기획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보다는 스타급 부부를 초대해 적당히 시간을 채우려는 안일함을 보여 한심한 생각이들었다"면서 "다음에 커플을 초청하려면 행복한 이야기, 수준있는 질문으로 시청자들에게 기쁨과 공감을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이 프로그램을 연출한 남승용 PD는 "평소 일반인들이 거리감을 갖는 톱스타들의 평범한 모습을 철저하게 있는 그대로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면서 "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기 위해 의상도 검소하게 입었으며, 일부러 두 부부에게 일상의 모습을 솔직하고 꾸밈없이 털어놔 달라고 부탁했다"고 해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재영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