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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화 가치 상승 행진곡

중앙일보

입력

미국과 일본의 경기가 급속히 둔화하면서 유로화 가치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유로화는 27일(현지시간)런던 외환시장에서 한때 유로당 0.9341달러로 5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엔화에 대해서는 10개월 만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로화는 최근 1개월동안 달러화에 대해 10% 이상 가치가 상승했다.

유로화의 상승은 이날 발표된 미국의 11월 경기선행지수가 전월 대비 0.2%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국의 경기둔화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한 데 따른 것이다.

또한 일본 정부가 이날 11월 중 광공업 생산지수가 전월에 비해 0.8% 하락하는 등 경기침체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발표를 한 것도 유로화 매수세를 부추겼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향후 3~6개월 경기동향의 주요지표인 경기선행지수가 뚜렷한 하향세를 보이고 있는 점으로 미뤄 미 경제가 경착륙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유럽으로 국제자본이 몰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도이체방크의 외환분석가인 마이크 로젠버그는 "당초 1유로〓1달러를 회복하는 데 12개월이 걸릴 것으로 점쳐왔지만 미 경기의 둔화속도로 볼 때 지금은 6개월 내에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최근의 유로화 가치 회복이 물가안정.경제성장 등 유로권의 내적 요인이 아니라 미.일의 경기후퇴에 의한 것인 만큼 상승세가 오래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기도 한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일본의 경우 대미 수출의존도가 높아 미국의 경기둔화에 크게 영향을 받지만 유럽의 경우 역내교역의 비중이 높아 유로화가 상대적인 상승세를 누리고 있다" 고 말했다.

빔 두이센베르흐 유럽중앙은행(ECB)총재는 이날 "유로화의 회복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며 "국제자본이 유로화로 몰리는 국면이 당분간 이어질 것"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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