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현금 잘 버는' 세계 1000대 기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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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포드자동차가 세계에서 가장 현금을 잘 벌어들이면서 윤택한 경영을 하고 있는 기업으로 꼽혔다.

일본의 경제잡지 닛케이 비즈니스와 미국의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베스트먼트(MSCI)가 공동으로 선정한 '세계 1천대 기업' 에 따르면 1위인 포드에 이어 일본의 NTT가 2위, 미국의 제너럴 모터스가 3위로 선정됐다.

이번 조사에서는 시가총액.매출액.총자산 등 주로 기업의 덩치를 따졌던 종래의 분석과 달리 기업활동으로 얻는 현금이익의 규모를 기준으로 했다.

2000년 중 공표된 결산실적을 토대로 분석했으며, 지난 10월 31일자 환율에 따라 달러화로 환산했다.

포드는 시가총액으로는 세계 1백10위, 당기순익으로는 세계 14위지만 수입으로 잡히는 현금(약 2백16억달러)이 가장 많아 1위에 올랐다.

이에 따라 주주 배당(57억달러)도 많이 하고 금융기관들의 눈치도 안보며 언제든지 새로운 사업에 진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파이어스톤 타이어 리콜 사태로 이미지에 큰 흠집이 난 것이 약점으로 평가됐다.

NTT는 순위는 높았지만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저절로 벌어들인 현금 수익이므로 진정한 경쟁력으로 보기엔 문제가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통신업계의 자유화가 급속히 진행될 경우 수익성이 악화할 위험도 있다는 것이다.

국가별로는 역시 미국 기업이 초강세다. 10위권에 6곳이나 올랐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싱가포르.홍콩의 기업들만 1천위 안에 들었다. 한국 기업은 한곳도 끼지 못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의 국제금융 담당자는 "수출로만 매일 4천만~8천만달러가 들어오고 연간 이익이 8조원 이상 되는 우리 회사가 세계 1천대 기업에도 끼지 못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며 "국내 기업들의 경우 분기별 캐시 플로에 대한 자료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자료 불충분으로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을 가능성이 있다" 고 말했다.

최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의 매출액 랭킹조사에서는 삼성전자.한국전력.현대자동차가 아태지역 10위권에 들었지만 이번 현금흐름을 기준한 조사에서는 명함도 못내밀었다.

한편 업종별로는 '굴뚝산업' 과 정보기술(IT)관련 기업들이 고르게 상위권에 포함됐다.

시가총액에서는 IT업종이 앞서지만 현금수익성으로는 역시 전통산업이 아직 실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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