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랑드 끌어안기 서두르는 오바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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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프랑스 대선에서 사회당의 프랑수아 올랑드 후보가 승리하자 외신들은 “유럽이 전환점을 맞았다”고 보도했다. 각국 지도자도 올랑드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다. 하지만 속마음은 꼭 그렇지 않은 듯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6일(현지시간) 결선 투표 직후 올랑드의 당선을 축하했다. 또 그를 베를린으로 초청했다. 그동안 공개적으로 올랑드의 당선을 피하고 싶은 미래라고 밝혀온 메르켈이다.

가디언이 입수한 대사관 기밀문서에 따르면 독일 외교 당국은 “(올랑드 당선이) 양국의 대(對)유럽 정책 공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올랑드는 그의 중도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표심을 이용할 것이며, 이 중 일부는 우리(독일)의 이익에 반한다”고 분석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역시 올랑드를 껄끄러워한다. 프랑스 정부가 군 지원을 대폭 축소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2009년 프랑스의 나토 복귀를 선언했고, 지난해 리비아 공습을 주도하는 등 미국과 군사적으로 긴밀히 협력했다.

하지만 올랑드는 선거 기간 내내 나토가 마련한 ‘2014년 치안 이양권 계획’보다 2년 빠른 올해 말 3300명의 프랑스군을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시킨다고 공약했다.

“올랑드는 사르코지의 나토 재가입에 회의를 품는다”는 말까지 나온다. 오바마는 축하 인사와 함께 “경제·세계안보 등 공동 현안에서 긴밀하게 협조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는 뜻을 전했다. 오바마는 또 “(이달 18~19일)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 이전에 양자회동을 하자”며 ‘올랑드 끌어안기’에 발 빠르게 나섰다.

올랑드 당선으로 철군이 가시화한 아프간은 발칵 뒤집혔다. 아프간 국방부 다우앗 와지리 대변인은 “프랑스의 결정을 존중하지만 프랑스가 연말까지 병력을 철수시킨다면 우리는 불안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유럽 지도자들 역시 긴밀하게 ‘좌파 대통령’과의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당선 축하전화를 통해 “매우 긴밀히 함께 일해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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