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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계도 입시비리 터지나 … 하종화 곧 소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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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하종화 감독

배구계 비리에 대한 수사에 나선 검찰이 “하종화(43) 현대캐피탈 프로배구팀 감독에게 아들의 진학 청탁과 함께 2000만원을 줬다”는 배구선수 학부모의 진술을 확보하고 조만간 하 감독을 소환 조사키로 했다. 이에 따라 검찰의 체육계 비리 수사가 축구·야구·농구에 이어 배구로까지 본격적으로 번지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최근 하 감독이 지난해 5월까지 감독으로 재직했던 경남 지역 고등학교 배구부의 A선수 부친 B씨로부터 “2009년 하반기쯤 ‘아들이 대학에 진학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하 감독에게 2000만원을 줬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하 감독은 강만수·장윤창 선수의 계보를 잇는 1990년대 최고의 배구선수로 유명세를 떨쳤던 스타플레이어 출신이다. 그는 은퇴 후 2003년부터 이 고교 감독으로 재직하다가 지난해 5월 명문 프로팀인 현대캐피탈 프로배구팀 감독으로 자리를 옮겼다.

 B씨는 검찰에서 “아들의 실력이 뛰어나지 못해 대학에 보내려면 돈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해 하 감독에게 ‘지방대라도 갈 수 있도록 해달라’며 돈을 줬다”며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하 감독이 ‘A선수가 서울의 배구 명문 대학으로 진학하게 됐다’고 연락해 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선수는 실제 그 대학으로 진학했지만 실력 부족으로 주전 경쟁에서 밀려 현재 배구를 그만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조만간 하 감독을 불러 B씨로부터 돈을 받았는지와 또 다른 학부모로부터의 금품수수 사실이 있었는지 조사하기로 했다. 받은 돈 중 일부가 해당 대학 관계자에게 전달됐는지도 조사할 방침이다.

 하 감독은 “돈을 받은 것이 맞느냐”는 본지 기자의 질문에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 내가 ‘맞다’ ‘안 맞다’라고 말하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그는 “받은 돈 중 일부를 대학 관계자에게 줬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사실은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하 감독 이외의 배구 감독, 협회 간부 등도 선수 진학 등 과정에서 금품거래를 했다는 정황을 포착해 소환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3월에는 국내 대학 농구팀들이 한국농구연맹 지원금 일부를 빼돌려 고교 선수 영입자금으로 사용했다는 정황을 잡고 현직 프로농구팀 감독 김모씨를 비롯해 10개 대학의 전·현직 감독들을 소환 조사했다.

박진석·이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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