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기업주 등 178명 615억 재산 은닉

중앙일보

입력

예금보험공사가 퇴출 금융기관에 빚을 진 기업주.임원 1백76명과 퇴출 종금사 대주주 2명이 빼돌렸던 총 6백15억원 규모의 재산을 찾아내 회수 작업에 들어갔다.

그동안 퇴출 금융기관의 임직원들이 빼돌린 재산을 회수한 적은 있지만 금융기관을 부실화한 기업주의 은닉 재산을 회수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예금보험공사는 27일 공적자금이 투입된 퇴출 금융기관에 빚이 있는 부실 기업의 대주주와 임원 등의 재산 현황을 조사한 결과 부실 기업주와 임원으로부터 5백85억원, 퇴출 종금사 대주주로부터 20억원의 은닉 재산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이들 중에는 새한종금 대주주였던 나승렬(羅承烈)전 거평그룹 회장과 박영일(朴泳逸)전 대농그룹 회장 등이 포함돼 있다.

예보공사는 이들 부실 관련자의 은닉 재산에 대해 가압류 등 채권 보전 조치를 하고 은닉 재산의 원상회복을 요구하는 사해행위 취소 소송을 냈다.

최명수 예보공사 조사2부장은 "예금자보호법이 개정됨에 따라 앞으로 퇴출 금융기관의 채무자 및 대주주를 대상으로 은닉 재산 조사를 더욱 체계적으로 해 손해배상 청구 등 철저한 책임 추궁을 할 계획" 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사 결과 나라종금 부실에 대해 4천4백81억원의 배상 책임이 있는 김호준 전 회장은 나라종금 1차 영업정지 3일 뒤인 1997년 12월 31일 서울 용산의 아파트(시가 6억원)를 인척(제수)에게 판 것으로 드러났다.

또 경남종금의 연대보증 채무자(채무액 12억5천5백만원)인 정승태 전 대한포장공업 대표는 97년 11월 3일 회사 부도 직후 서울 용산의 주택(시가 4억5천만원)을 부인에게 증여한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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