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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에게 적합한 진로적성 진단검사

중앙일보

입력

홍혜선(왼쪽) 연구원이 김태리양과 엄마 박창순씨에게 김양의 MI적성진로진단검사의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올 초 정부가 학생들의 발달 단계에 맞춰 단계별 진로교육 목표를 세우는 등 진로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학교에서는 관련 심리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심리검사로 어떤 분야에 흥미가 있고, 그 분야에 적성이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서다.
 
적성진로진단검사로 적성과 잠재력 파악

 박창순(39·여·서울 강북구)씨는 딸 김태리(서울 송준초 6)양과 함께 2일 대교 미래교육연구소 부설 진로상담센터를 찾았다. ‘MI 적성진로진단검사’로 김양의 강점·약점, 적성과 잠재력을 알아보기 위해서다. 이곳 홍혜선 연구원은 “자신의 능력과 흥미 정도를 파악할 수 있어 진학과 진로에 관심 있는 중·고교생들의 검사 비율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양의 꿈은 밸리댄서다. 초등 2학년 때 우연히 시작했는데 지금은 무용단에서 활동할 만큼 실력이 늘었다. 검사 결과 김양은 신체운동지능이 높게 나왔다. 인간친화력도 높았다. 컨설팅을 진행한 홍 연구원은 “신체운동지능이 높게 나왔다고 해서 무용에만 국한된 진로를 정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대인관계가 좋다는 점을 고려해 무용을 가르치는 직업처럼 무용과 인간친화를 접목한 진로까지 확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심리검사로 아이에게 어떤 재능이 있는지 숫자로 확인할 수 있어 안심이 됐다”며 “재능을 키우는 진로 설계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관심분야 분명한 초등 4~6학년 때 검사를

 홍 연구원은 “문제가 있을 때 조기에 개입해야 효과가 크다는 생각에 일찍부터 심리검사를 받으려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리검사는 문제가 있어야 받는 것이 아니다. 예컨대 부모가 아이를 양육하기 힘들다면 검사를 통해 아이를 이해하고 부모의 양육태도를 점검해볼 수 있다. 자녀의 정서적 발달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진로 설계에 도움을 받고 싶다면 지능검사나 적성검사, 학습과 관련된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자녀의 인지 능력에 관심이 많은 초등 학부모들은 자녀에게 지능검사를 받게 하고, 중·고 학부모의 경우 자녀 인생 설계에 도움을 받고 싶어 진로검사를 선택한다.

 심리검사는 크게 진로·학습·성격·지능·정서검사로 나뉜다. 각각의 검사는 받아야 할 시기가 정해져 있지는 않다. 한국교육진흥연구소 이재헌 책임연구원은 “관심 분야와 흥미가 어느 정도 분명해지는 초등 4~6학년 시기에 검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홍 연구원은 “영재기관 입학 등의 이유로 지능검사를 하는 유아나 초등 저학년이 많다”며 “어린 나이에 지능검사를 하기보다 발달평가나 정서검사를 받는 것이 양육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정서검사는 초등 이상부터 할 수 있다. 종합심리평가를 받으면 정서·인지·사회성은 물론 부모와 자녀관계 등도 종합적으로 알 수 있다.

 진로검사는 자아 개념이 형성되는 초등 고학년 시기에 받으면 진학설계에 도움이 된다. 흥미·적성·성격·가치관 검사 등이 있는데 가장 널리 실시되는 흥미검사는 자신이 어떤 것을 좋아하고 관심을 갖고 있는지 알려준다. 현장형·탐구형·예술형·사회형·진취형·관습형 등의 유형 분류를 통해 자신과 좋아하는 분야 간의 관계성을 탐색할 수 있다. 중부지방노동청 고정민직업상담 실무관은 “흥미검사로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가 무엇인지 방향을 잡은 뒤 그 분야에 대한 적성과 능력을 얼마나 갖췄는지 적성검사로 측정해 보면 좋다”고 조언했다.
 

수치에 집착하면 아이 낙인 찍어 역효과

 홍 연구원은 “대부분의 부모는 심리검사에서 나온 수치에 민감하다”고 지적했다. “자칫 결과에 따라 아이를 낙인 찍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점수가 높아 아이의 능력을 높게 평가한다면 아이의 수행에 미흡할 때 스스로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 다른 아이의 결과와 비교하는 것은 옳지 않다.

 심리검사 결과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 예컨대 MI 검사 결과에 따라 약점 능력을 보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의 강점과 아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진심으로 이해하려는 마음이 우선이다. 발달 단계에 있는 학생들은 성격적 특성이나 선호도가 잘 드러나지 않을 수 있으므로 검사 결과를 맹신해서도 안 된다. 어휘와 문장을 이해 못하는 경우도 있다. 학생의 상황이나 고민, 부모와의 갈등 등이 검사 결과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박정현 기자 lena@joongang.co.kr 사진="김경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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