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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원 힘입어 5년 새 656개, 자생력 갖추는 게 숙제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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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9호 08면

‘좋은 일 하고 돈도 번다.’ 비영리 조직과 영리기업의 중간 형태인 사회적 기업(social enterprise)은 이렇게 요약된다. 5일 현재 정부인증을 받은 업체가 656개 있다. 일정 요건을 갖춘 곳에 사회적 기업 인증을 내주는 제도가 2007년 시행돼 첫해 아름다운가게 등 36개가 설립됐다.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으면 회사 설립ㆍ운영에 필요한 각종 지원을 받는다. 인건비 보조나 세금 감면 등이 그것이다. 공공기관도 가급적 사회적 기업 제품이나 서비스를 우선적으로 구매하게 돼 있다.

사회적 기업 어디까지 왔나

인증 유형별로 ‘일자리 제공형’은 취약 계층을 30% 이상 고용하면 인건비 등을 지원한다. ‘사회 서비스 제공형’은 서비스 수혜 대상의 30% 이상이 취약 계층이면 지원받는다. ‘혼합형’은 이 두 가지를 각각 20% 이상씩 하는 업체다.

근래엔 대기업들이 공생발전이라는 국민적 요구에 부응하려고 사회적 기업 육성 지원에 나서고 있다. SK는 지난달 사회적 기업 ‘행복나래’를 출범시켰다. 소모성 자재 구매 대행 업체다. 행복나래는 사회적 기업 요건을 갖춘 뒤 정부 인증을 받을 계획이다. 삼성사회봉사단은 하반기에 사회적 기업 두 곳을 추가 설립할 예정이다. 삼성은 이미 취약 계층 자녀의 학습을 지원하는 ‘희망네트워크’ 등 사회적 기업 세 곳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신한은행과 함께 이지무브라는 사회적 기업에 올해 18억원을 투자한다. 장애인용 보조기기를 만드는 업체다. 서울·부산ㆍ울산 등 지방자치단체들도 제품 구매를 늘리는 등의 방법으로 지역 내 사회적 기업을 돕고 있다.

한국경영학회와 SK는 지난달 ‘사회적 기업 포럼’ 공동 심포지엄에서 사회적 기업을 더욱 확산시키기 위해 자금 조달을 돕는 별도의 증권시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사회적 기업이 늘고 있지만 자생력을 갖추고 수익을 내는 기업은 아직 적다. 한 대기업의 사회적 기업 담당 임원은 “매출·수익에 대한 개념이 약하고 정부 등 외부지원에 기대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정부 입장에서 올해는 5년간의 사회적 기업 지원 효과를 점검하고 새로운 2차 도약을 꾀하는 전환점이다. 고용노동부 민길수 사회적기업과장은 “단순 자금지원보다 인재 육성 등 측면 지원을 통해 민간 주도의 사회적 기업 생태계를 만드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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