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공시가격 최대 하락 송도…잇단 기업 투자로 살아날까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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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기자]

몰려든 인파로 인해 청약 중단 사태가 빚어지는가 하면, 100여가구를 모집하는 오피스텔 청약에 36만명이 신청해 5조원이라는 돈이 몰렸던 곳.

다름 아닌 인천시 송도국제도시 얘기다.

한때 청약불패 신화를 이어갔던 송도국제도시의 분양 성적표가 이제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 1000가구 가까운 미분양 아파트가 남아있는 데다 지난해 공동주택 가격이 가장 많이 하락한 곳으로 꼽혔기 때문이다.

지난달 29일 국토해양부는 올해 1월 1일 기준 전국의 아파트 863만가구(81.2%), 다세대 155만가구(14.6%), 연립주택 45만가구(4.2%) 등 공동주택 1063만가구와 단독주택 398만가구의 공시가격을 공개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지역 공동주택 가격이 2.1% 하락해 전국 16개 시ㆍ도 중 가장 많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은 0.3% 떨어졌으며, 수도권을 제외한 13개 시ㆍ도에서는 공동주택가격이 모두 상승해 경남(22.9%) 전북(21.0%) 울산(19.7%) 순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 자료: 국토해양부, 2012년 시도별 공동주택 가격 변동률 현황

전국 251개 시ㆍ군ㆍ구 중에서 226개 지역의 공동주택가격이 상승했다. 경남 함안(37.2%)이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통합 창원시 출범 효과로 경남 창원 마산합포(33.6%), 경남 창원 진해(31.2%)의 상승률이 높았다.

반면 공동주택가격이 하락한 25개 시ㆍ군ㆍ구에서는 인천 연수구가 5.9% 떨어져 하락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는 부동산 경기 침체와 함께 공급과잉으로 인한 미분양이 쌓이면서 인천지역 하락률이 컸던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송도신도시와 영종지구, 청라지구 등에서 대규모 물량이 쏟아지면서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시작된 수급불균형이 하락세를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

연수구의 경우 행정구역상 송도국제도시가 속해 있는 곳으로 전체 아파트 7만514가구 중 22% 가량인 1만5306가구가 송도국제신도시 내 물량이다.

KB 아파트 시세를 살펴보면 같은 연수구 내에서도 송도동과 연수동의 평균 아파트 값은 3.3㎡당 각각 1230만원, 690만원선으로 차이가 난다.

송도국제도시 아파트 값이 연수구 내 다른 동과 비교해 훨씬 비싼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전국에서 아파트 값이 가장 많이 떨어진 지역으로 랭크된 연수구의 불명예는 송도가 안겨준 셈이다.

실제로 중앙일보조인스랜드에 따르면 지난해 1월 5억~5억7000만원 선이던 송도더샵 센트럴파크Ⅰ 129㎡형(이하 공급면적)의 시세는 5000만원 이상 떨어졌다.

인근 대우월드마크 송도2단지 155㎡형도 3000만원 가량 떨어진 6억~6억2000만원의 시세를 보이고 있다.

잇단 대기업 투자유치, 송도 부동산 시장 날개 달까

그러나 ‘추락하는 것에도 날개’가 있다고 했던가. 추락하던 송도 부동산 시장에도 날개가 달릴 전망이다. 최근 삼성의 바이오단지 유치 발표를 시작으로 롯데쇼핑, 이랜드그룹 등 대기업 투자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 삼성전자가 총 2조1000억원을 투자해 바이오제약 합작사를 설립한다고 밝힌데 이어 롯데그룹이 1조원대 사업비 규모의 백화점과 대형마트ㆍ영화관ㆍ아이스링크 등으로 구성된 초대형 쇼핑몰을 건립하기로 했다.

동아제약도 1조원대 사업비를 투자하기로 밝혔고 지난해 7월 부지를 매입했다.

최근에는 이랜드 리테일이 백화점ㆍ호텔 등 업무 및 상업시설을 공급키로 하면서 이랜드 임직원을 포함한 3000여명 규모의 인적 인프라가 송도로 옮겨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기업유치가 지지부진했던 송도국제신도시에 대기업 투자 발표가 이어지면서 개발 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돼 잔뜩 움츠러 들었던 송도 아파트 시장이 기지개를 펴고 있다.

아파트 값은 여전히 약세지만 전셋값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새 아파트 입주가 몰렸던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전셋값 마저 약세를 보여 송도 부동산 시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작년 하반기부터 기업체가 속속 입주하면서 전세 물량이 소진되고, 채드윅 국제학교 등 송도가 신흥명문학군으로 자리 잡으면서 학군수요가 늘어 전세시장이 빠르게 회복되는 모습이다.

대기업 투자가 잇따르고 교육여건이 좋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인천 구시가지 주민들까지 송도로 이사를 오는 분위기.

여기에 포스코 엔지니어링, 포스코 인터내셔널 등 임직원수가 2500여명에 이르는 포스코 그룹 계열사들의 이전이 확정되면서 때아닌 전세난까지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외자유치 지연 등 계속되는 악재로 수도권의 대표적인 미분양 지역으로 전락한 송도. 연이은 국내 대기업의 투자 유치가 올해에는 송도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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