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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가는 컴퓨터

중앙일보

입력

구매하기저자:구보타 아키히로출판사:한국학술정보발행일:2000-12-05

우리 주위에는 사용하기 어려운 도구나 기계가 의외로 많다. 특히 컴퓨터 또는 컴퓨터를 내장한 전화, TV나 비디오 같은 전자기기가 등장한 이후로는 그러한 경향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하지만 애초부터 누구든지 바로 사용할 수 있는 도구나 기기들은 우리 주변에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목공에 쓰이는 도구, 대장간 도구, 농업용이나 원예용 도구, 캠핑 또는 등산용 도구, 수예나 조리기구 등과 같이 사람과 그 하는 일의 특성에 맞추거나, 사용하는 방법을 충분히 익힐 때까지 몇 년에 걸쳐 서서히 진화해 온 도구들은 그 대부분이 초보자에게는 좀처럼 손에 익지 않는 사용하기 까다로운 도구이기도 하다. 이 책은 앞으로의 인터페이스 디자인의 또 한 가지 존재방식을 시도하고 있다.

* 본문 중에서

해피 해킹 키보드 디자인은 어떻게 이루어졌는가?
미국 서부의 카우보이들은 말이 죽으면 그대로 놓아두고 가지만 자신의 안장만은 사막을 걷게 되더라도 자신이 짊어지고 간다. 말은 결국 소모품에 해당하지만, 안장은 자신의 신체에 익숙해진 인터페이스이기 때문이다. 오늘날에는 컴퓨터가 소모품이고 키보드는 안장에 해당하는 중요한 인터페이스라는 것을 염두에 두지 않으면 안 된다. 개인용 컴퓨터나 워크스테이션을 바꿀 때마다 새로운 키보드를 끼워 주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손에 익은 키보드는 언제까지나 사용할 수 있다. 컴퓨터를 새로 구입해도 키보드는 딸려 나오지 않는 시대를 하루 빨리 만들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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