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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러피언 투어, 월드 투어로 키운 비결은 세계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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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한국에서 메이저급 대회를 개최할 구상도 하고 있다.”

 프로골프 유러피언 투어의 조지 오그래디(63·사진) 의장이 발렌타인 챔피언십 기간에 맞춰 내한했다. 오그래디 의장은 미국 PGA 투어의 2부 투어보다 못하다는 평가를 받던 유러피언 투어를 세계적인 투어로 성장시킨 주역이다. 아일랜드 출신인 그는 1974년 사무직 직원으로 유러피언 투어와 인연을 맺은 뒤 마케팅, 광고, 매니지먼트, 방송권 업무 등을 거쳐 2005년 유러피언 투어 의장에 취임했다. 그가 수장이 된 이후 유러피언 투어는 급성장했다. 최근 중국에 상금 700만 달러짜리 BMW 마스터스를 신설하는 등 세력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그래디의 성공 비결은 ‘세계화’다. 투어를 유럽에 국한시키지 않고 전 세계의 문을 두드렸다. 한때 이름을 월드 투어로 바꾸려 시도하기도 했다. 미국 땅을 고집하는 PGA와는 확실히 다른 접근이어서 아시아와 아프리카 선수들은 유러피언 투어를 홈 투어로 인식하고 있다. 그래도 상금 규모에서는 미국 투어보다 훨씬 작았다. 그래서 오그래디는 2009년 PGA의 페덱스컵과 비슷한 ‘레이스 투 두바이’를 만들었다. 레이스 투 두바이는 보너스 150만 달러가 걸린 플레이오프 형식으로 미국으로 떠났던 선수들을 다시 유럽 무대로 불러들였다.

 창립 40주년을 맞은 유러피언 투어는 올해 총 47개 대회에 약 1억4000만 유로(약 2100억원)의 총상금이 걸려 있다. 상금 규모도 PGA 투어(3500억원)의 3분의2 수준으로 올라섰다. 오그래디는 “미국에서 자동차 회사들이 골프 대회를 개최하곤 했는데 최근엔 경기 악화로 사정이 나빠졌다. 반면 유러피언 투어는 아직 미국에 뒤지고 있지만 조만간 상황이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오그래디는 또 “유러피언 투어는 전통을 중시하면서도 글로벌 투어라는 장점이 있다”며 “각기 다른 나라, 문화를 배경으로 수많은 실력파 골퍼들이 활약한다는 다양성이 큰 매력으로 한국 선수들에게도 문호가 활짝 열려 있다”고 말했다.

이천=이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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