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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라이 쿠데타 계획 거사 전 발각돼 무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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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당서기가 쿠데타를 꾸미고 있었다는 흔적이 여기저기서 드러나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기자 출신인 중국전문가 윌리 워 랍 람(林和立)은 일본 극우성향 시사잡지 사피오 최신호(5월9~16일자)를 통해 보시라이의 쿠데타 기도 내막에 대해 상세히 소개했다.

 윌리 워 랍 람은 중국 소식통을 인용해 보시라이가 지난 2월6일 ‘오른팔’인 왕리쥔(王立軍) 전 공안국장이 쓰촨(四川)성 청두(成都) 미국 총영사관에 진입해 망명을 시도한 사실을 알고 충칭에 주둔한 인민해방군 부대를 동원하려 했다고 전했다. 또 당시 보는 경찰차와 군 장갑차 수십 대를 동원해 총영사관을 에워싸고 자동소총 5000정과 탄약 50만 발을 준비하는 등 언제라도 공격할 태세였다고 전했다.

 다음날인 7일 국가안전부와 당 중앙 기율검사위원회가 왕리쥔의 신병을 확보해 베이징(北京)으로 압송하자 보시라이는 충칭의 부대를 이끌고 군용기로 윈난(雲南)성 쿤밍(昆明)으로 향했다. 쿤밍은 보시라이의 아버지인 보이보(薄一波) 전 부총리가 국공내전 때 창설한 제14집단군 사령부가 있는 곳이다. 신변의 위협을 느낀 보시라이로서는 가장 믿을 만한 장소였다. 하지만 보의 수상한 동정을 간파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겸 중앙군사위 주석이 대규모 부대를 쿤밍에 파견하면서 보의 쿠데타는 무산됐다.

 앞서 일본 지지통신은 27일 복수의 당 관계자를 인용해 보시라이가 지난 3월 8일 반드시 참석해야 하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전체회의에 무단결석하고 충칭으로 돌아간 것은 보가 그동안 구축한 군맥을 동원해 중앙 정부에 맞서려 했던 것이라고 보도했다. 당시 후 주석은 충칭에 당 관계자들을 급파해 보시라이를 베이징으로 데려온 뒤 전인대 폐막 다음날인 3월 15일 그를 해임했다. 지지통신은 당국이 보에 대해 기율위반뿐 아니라 쿠데타를 포함한 ‘반(反) 중앙운동’ 까지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민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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