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중(75)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최측근인 정용욱(50·해외 체류 중) 전 방통위 정책보좌역이 2007년 대통령 선거를 전후해 파이시티(π-city) 사업 투자자를 모집하고 다녔다는 관련자 진술이 나왔다. 이때는 최 전 위원장이 파이시티 시행사 전 대표 이정배(55)씨가 건넨 5억, 6억원을 고향(경북 포항 구룡포) 후배인 DY랜드건설 이동율(60·구속) 대표를 통해 받은 시기(2007~2008년)와 겹친다. 최 전 위원장이 업체에서 돈을 받던 시기에 양아들로 불리던 정 전 보좌역이 사업 투자자를 모집했다는 것은 최 전 위원장이 받은 돈의 대가성 입증에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파이시티 사업에 깊숙이 관여했던 A씨는 24일 본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정 전 보좌역이 당시 사업을 하는 내 지인을 찾아가 파이시티 사업에 거액을 투자하라고 권유했다”며 “ 투자 권유를 받은 사람은 여러 명이었다”고 밝혔다. A씨는 “당시에는 정 전 보좌역이 왜 파이시티 투자자를 모집하고 다니는지 이상하게 생각했으나 지금 보니 최 전 위원장과 함께 그 사업에 관여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검찰의 한 관계자도 A씨와 비슷한 설명을 했다.
당시 투자자 모집에 나섰던 정 전 보좌역은 최 전 위원장의 최측근으로 2009년 김학인(49·구속) 한국방송예술교육진흥원(한예진) 이사장으로부터 EBS 이사 선임을 대가로 2억원대 금품을 받아 최 전 위원장에게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검찰 수사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해 10월 사직서를 내고 부인과 함께 출국한 뒤 현재까지 귀국하지 않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최재경)는 25일 오전 10시 최 전 위원장을 소환해 파이시티 측에서 받은 돈의 규모와 사용처, 당시 건축 인허가 과정에서 정 전 보좌역이 한 역할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최 전 위원장을 조사한 뒤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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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출국해 해외체류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