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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대관령 음악제, 미국 전역에 방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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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 줄리아드 음대 출신 현악 주자들로 구성된 실내악단 ‘세종솔로이스츠’가 창단 10주년을 맞았다. 뉴욕에 있는 연습실에서 만난 예술감독 강효 교수.

'지휘자 없는 최고의 실내 앙상블'이라는 평가를 받는 세종솔로이스츠(예술감독 강효 줄리어드 음대 교수, 이하 세종)가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는다. 24일 뉴욕 카네기홀에서는 뉴욕한국문화원 초청으로 10주년 기념공연이 열린다. 20일 링컨센터 인근의 세종 연습실에서 단원들과 리허설 중인 강 교수(61)를 만났다. 세종은 8개국 출신 20명의 단원 중 절반이 한국인이다.

-10년간 모두 몇번 무대에 올랐나.

"250여회다. 그 중 4분의 1이 캐나다.일본.한국.중미.유럽 등 미국 바깥이었다."

-가장 감명 깊었던 때는.

"카네기홀 예술감독으로 아스펜 국제음악제를 주도했던 로버트 하스가 지난해 타계했다. 그 분이 아니었다면 오늘의 세종도 없었을 것이다. 하스 추모 연주회 때 한 마음이 되어 깊은 감동의 무대를 연출했다."

-지휘자가 없다는 말이 정확한가.

"누구나 지휘자인 동시에 조연이다. 곡에 따라, 또 한곡 안에서도 소절에 따라 리더가 수시로 바뀐다. 리더가 아닌 단원들은 리더가 돋보일 수 있도록 도와준다. 화합하고 협동하는 마음이 지휘자 없이도 훌륭한 연주를 탄생시킨다. 나는 큰 방향만 잡아주고, 단원들끼리 곡 해석을 놓고 의견이 엇갈릴 때 조정자 역할을 하는 정도다."

-외국인들이 '세종'이란 이름에 대해 물으면 어떻게 설명하나.

"아악을 정리하는 등 문화창달에 크게 이바지한 15세기 조선의 왕이었다고 말한다. 물론 한국의 알파벳을 만든 분이라는 설명도 빠뜨리지 않는다."

-지난해 처음 대관령 국제음악제를 열었는데 스스로의 평가는.

"그 정도면 성공이었다고 생각한다. 세계적인 연주자들이 많이 참가했고 한국내 우수한 학생들도 많이 왔다. 올해 주제는 '전쟁과 평화. 00000'로 정했다. 분단의 나라, 그 안에서도 또 분단된 강원도에서 열리는 이 음악제를 통해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음악제의 터전인 용평에 멋진 음악홀을 지었으면 한다."

-세종이나 대관령 등 우리 것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데.

"내가 태어난 나라에 대해 애정을 갖는 건 당연하다. 대관령 음악제를 통해 강원도와 한국을 세계에 알리고 싶다."

-왜 음악을 하는가.

"음악으로 남을 도울 수 있기 때문이다. 30명 남짓되는 도성초등학교(강원도 평창군 도암면) 어린이들의 그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떠올리면 지금도 가슴이 벅차다. 2003년에 이 학교에 처음 방문했고 지난해 대관령 음악제 중에 또 만났다."

-앞으로의 계획은.

"이제 막을 올린 대관령음악제를 멋진 작품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미국의 공영 라디오 방송인 NPR 제작팀이 용평에 와 모든 콘서트를 녹음해 미 전역에 방송하겠다고 최근 알려왔다. 지난해 녹음 테이프를 NPR에 건네줬었는데, 보통 수준이 아니라는 걸 알고 올해부터는 직접 프로그램을 제작하겠다고 한다."

뉴욕=심상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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