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체감경기, IMF 때보다 더 나빠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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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경기상황이 경제위기가 심화된 지난 98년 4분기보다 나빠진 것으로 조사돼 최근 경기침체에 대한 불안심리가 확산되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경제연구소는 7일 전국 1천 가구를 대상으로 전화설문조사를 통해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소비자태도지수를 파악한 결과 올 4분기의 지수가 41.2를 기록, 지난 3분기의 54.8보다 13.6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특히 이번 4분기 지수는 지난 98년 4분기(41.7)보다도 낮은 것으로 경기침체에 따른 불안심리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소비자태도지수는 IMF 체제이후 작년 1분기에 처음으로 기준치인 50(낙관과 비관의견이 동수)을 넘어선 이후 올 4분기에 다시 50이하로 떨어졌다고 연구소는 덧붙였다.

연구소는 '지난달 부실기업 퇴출과 대우자동차 부도처리 발표 이후 실업문제에 대한 불안이 가중된 상태'라며 '이런 요인들이 소비심리 등 내수의 극심한 위축을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소비자들의 체감 생활형편을 나타내는 생활형편지수의 경우 작년 1분기 이후 회복세를 지속했으나 올 4분기들어 하락세로 반전돼 소비자들의 체감하는 생활형편이 다시 악화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올 4분기 생활형편지수는 43.7을 기록해 지난 97년 4분기의 42.2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이와함께 4분기 소비지출지수는 47.3으로 지난 3분기의 53.4보다 크게 낮아져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악화를 반영했고, 반면 물가예상지수는 77.1로 지난 3분기의 72.4보다 높아져 하반기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심리를 반영했다.

최숙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것처럼 소비자들이 경기에 불안 심리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며 '그러나 외환위기 당시인 97~98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상태이고 현 위기의식이 주로 심리적 요인에 기인하는 것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크게 동요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이상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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