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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2001년도 인사 늦어질 듯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대기업의 2001년도 임원인사 시기가 늦어지고 규모도 줄어들 전망이다.

30대 그룹의 인사 계획을 조사한 결과 10여개 그룹이 인사 시기를 연말에서 내년초로 늦추기로 했다.

지난해에는 15개 그룹이 10~12월 사이에 인사를 마쳤는데 이번에는 올해 안에 인사를 하는 그룹이 7~8곳에 그칠 전망이다.

대기업의 인사 시기가 연말에서 연초 주총 무렵으로 바뀌는 것이다.

이는 그룹 본부에서 계열사 사장.임원 인사를 일괄 발표해온 관행이 주주들을 무시하는 처사라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또 금융불안.원자재값 상승.세계 경기 둔화 등 경영환경이 불투명하자 새해 사업계획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고, 대형 상장기업의 경우 내년부터 전체 이사의 절반 이상을 사외이사로 구성해야 하는 점 등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상당수 그룹 관계자들은 "구조조정본부가 일괄 인사를 하지 않고 계열사 별로 하면서 이사회.주총 등 법적 절차를 거치기로 했다" 고 밝혔다.

그러나 인사가 늦어질 경우 연말에 전임자가 세운 사업계획을 새해 2~3월께 새 임원진이 집행하면서 의사 결정이 늦어지고 경영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인사 규모를 지난해보다 늘리겠다는 그룹은 지난달 인사를 한 신세계 외에는 없다.

대부분 지난해와 비슷하거나(11개 그룹), 줄일(9개 그룹)계획으로 조사됐다. 동아.고합.아남 등 3개 그룹은 인사를 할 계획이 없다. 해마다 임원 승진 폭을 늘려온 예년과 다른 현상이다.

지난해까지 그룹 본부가 일괄 발표해온 현대는 이번에는 계열사별로 인사를 하기로 했다.

정몽구 회장의 현대자동차 계열은 대규모 승진 인사가 점쳐지는 반면, 정몽헌 회장 계열의 건설.전자 등은 폭이 줄 전망이고 정몽준 고문의 현대중공업은 예년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인사 시기를 내년 초 주총 무렵으로 늦춘 가운데 능력.업적에 따라 인사를 할 계획이다.

LG도 연초로 늦췄으며 정보통신.바이오 등 신규사업 쪽에서 인재 발탁이 예상된다.

SK는 지난 1일 SK건설을 시작으로 회사별로 임원 인사를 시작해 연말까지 계열사 임원 인사와 사장단 인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롯데는 백화점의 경우 실적이 좋지만 경기 전망이 불투명해 지난해 인사 폭과 비슷한 가운데 일부 계열사 사장이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금호.제일제당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발탁 인사를 검토 중이다. 두산.동양.동부 등 3개 그룹은 연중 수시로 인사를 하고 있다.

산업부 기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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