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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보도 '타이항공 싸다'에 대한항공-아시아나 가격 내려

미주중앙

입력

제대로 붙었다. 맞불작전이다. 타이항공의 저가 요금이 발표된 후 지난 보름 동안 대책마련에 부산하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결국 항공료 가격 인하를 결정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13일 타이항공과 비슷한 수준으로 가격을 낮추는 새로운 요금 체계를 대리점을 통해 배포했다. 한시적 특가상품이라 다분히 타이항공의 LA-인천 직항노선을 겨냥한 것이란 것을 알 수 있다.

한국행 비행기의 가격인하 소식에 소비자들은 반색하고 있다.

LA-인천 직항편의 경우 국적기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만 취항하는 독과점 형태라 항공료가 비싸도 달리 방법이 없었다. 유나이티드와 싱가포르항공이 경쟁 취항 중인 샌프란시스코-인천 직항의 경우 국적기들의 항공료가 비수기 기준 1000달러 수준인데 비해 LA-인천은 같은 기간에도 300달러 이상 비쌌다.

지난 달 30일 타이항공이 LA-인천 직항편 가격을 국적기들보다 평균 300~500달러 이상 싸게 내놓으면서 '판'이 뒤틀리기 시작했다. LA 한인들은 4인 가족 평균 1000달러 이상 2000달러까지도 저렴한 가격에 한국에 갈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타이항공의 가세를 환영한 것은 고객만이 아니었다. 한인여행사들에는 타이항공의 가격을 묻는 문의가 빗발쳤다.

국적기 항공표를 주로 팔아 온 여행사들도 예상을 깬 타이항공의 낮은 요금과 그에 대한 고객들의 뜨거운 반응에 크게 고무됐다. 여행사들은 그동안 한국행을 미루던 한인들이 항공료 인하와 함께 한국행을 고려할 수 있다며 신규수요 창출에도 기대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그동안 타 항공사들에 비해 비싼 요금을 받아 온 것도 사실"이라며 "국적기들도 가격을 내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동요하는 여행사들에게 '타이항공의 타자도 꺼내지 말라'며 은근한 압박을 가했고 타이항공의 인기를 재울만한 방안 찾기에 나섰다. 국적기 항공표를 주로 팔아야 하는 여행사들은 그저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국적기들도 한인 고객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자 '고객 이탈'을 우려하기 시작했다.

"국적기가 가진 문화.언어적 편리성 마일리지 적립 티켓 리스트릭션 등을 감안하면 타이항공의 인기도 금방 사그라질 것이다. 더구나 항공유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마당에 타이항공의 저가정책은 오래갈 수 없다"던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 관계자들도 대응전략을 짜야했다.

보름 동안 묘수를 찾던 국적기들이 찾은 해법은 결국 가격인하였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타이항공이 주 4회(화 목 토 일) 낮 시간에 운항하는 것에 착안 비슷한 항공편에만 가격을 맞추기로 했다.

대한항공은 도쿄 경유편을 활용했고 아시아나는 어쩔 수 없이 낮 직항편으로 대응했지만 이는 타이항공에 대응한 국적항공사들의 다단계 전략 중 1회 분만 공개된 것으로 여행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오는 23일부터 또 다른 저가항공인 비전항공이 LA-시애틀-인천 노선에 취항할 예정이다. 시애틀 경유편이긴 하지만 타이항공보다도 100~200달러 이상 더 저렴한 요금을 책정한 터라 또 한 차례 항공료 낮추기 경쟁이 일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가격담합'으로 거액의 벌금을 물었던 국적기들의 어색한 동거에도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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