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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동투, 금주가 최대고비

중앙일보

입력

한전노조가 지난달 30일 파업유보 결정을 내려 노동계의 동계투쟁이 진정기미를 보였으나 한전노조가 다시 `4일 파업돌입'명령을 내려놓은 상태여서 긴장이 재연되고 있다.

특히 오는 5일엔 한국노총이 시한부파업을 벌이고 양대노총이 공동 개최하는 대규모 집회가 서울 도심에서 열릴 예정이며 7일엔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가, 8일엔 서울 지하철 5∼8호선 운영을 담당하는 도시철도공사 노조가 각각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어서 최악의 경우 `교통대란'이 예상되는 등 이번주가 올해 노동계 동투(冬鬪)의 최대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전노조 파업

한전노조 오경호(吳京鎬)위원장은 지난 1일 "오는 4일 오전8시를 기해 전면파업에 돌입하라"고 2만4천여조합원에게 파업돌입 명령을 내렸다.

비록 2차례에 걸친 파업유보로 기세가 한풀 꺾였지만 오히려 그에 따른 위기의식으로 조합원들 사이에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면서 노조지도부는 4일 파업돌입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노조 지도부는 일단 3일 오후 3시에 개최되는 중앙노동위원회 특별조정회의에 참석할 예정이지만 이미 국회 산자위 법안심사소위에서 전력산업 구조개편 관련 법안이 통과된 만큼 이날 중노위 회의에 특별한 기대를 걸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이날 오전 이한동(李漢東) 총리 주재로 사회관계 장관회의를 갖고 불법파업에 대해서는 법에 따라 엄정대처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와 관련 한전측은 이날부터 전 직원 비상근무체제인 적색경보를 발령하는 한편 노조가 파업에 돌입할 경우 대체인력 9천6백여명을 투입, 시설을 정상가동하며 파업가담자는 전원 형사고발과 함께 민사소송도 병행할 방침이다.

검찰은 한전노조가 파업에 돌입할 경우 노조 핵심지도부를 전원 구속수사키로 했으며 파업이 지속될 경우 나머지 상근 지도부 및 가담 규모가 큰 지부 지회장 들도 검거하는 등 사법처리 단계를 확대할 방침이다.

◇여타 노동계 투쟁일정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4일 오전 10시 양 노총 임원.산별대표자 연석회의를 갖고 양노총의 향후 공동투쟁 방안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며 이 자리에서 `5일 오후 2시 양 노총이 서울역에서 공동으로 대규모 집회'를 개최키로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5일 양 노총 공동집회는 주로 한전, 철도 등 한국노총의 공공부문 노조가 주축을 이룰 것으로 보이는데 "이 집회는 약 4만명의 양 노총 조합원이 참석하는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한노총 관계자는 전했다.

이어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가 `독자노조 승인'을 요구하며 5일까지 파업찬반 투표를 진행, 파업이 가결될 경우 7일 오전 6시를 기해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 기장과 부기장 520명으로 구성된 조종사노조는 파업돌입에 앞서 지난달 30일 현재 408명의 조종사가 사직서를 노조에 제출해놓고 있다.

아시아나 항공의 경우 국내선과 국제선 운송의 30%가량을 차지하고 있어 조종사들이 파업에 돌입할 경우 이용 승객들이 커다란 불편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서울 지하철 5, 6, 7, 8호선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도시철도 노조도 `6호선 완전개통에 대비한 적정인력 확보'를 요구하며 8일부터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도시철도 노조가 파업에 돌입할 경우 출.퇴근 시간 지하철 마비에 따른 파급효과로 자칫 `교통대란'이 올 가능성도 있다.

◇전망
한전노조의 파업 강도 및 정부대처에 따른 한전파업의 향배는 이후 노동계 투쟁방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전노조의 파업이 전면적으로 이뤄지고 장기화할 경우 아시아나 조종사파업, 도시철도노조 파업에 상승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할 경우 정반대의 효과를 불러올 것이기 때문이다.

오는 15일로 예정된 철도노조의 파업도 이같은 흐름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올해 노동계 최대 관심사의 하나인 근로시간 단축 관련 법안은 일단 이번 정기국회에 제출되기 어려워 연말이나 2001년초에 열릴 임시국회에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제출될 것으로 보여 이를 둘러싼 노동계의 투쟁은 국회 일정과 연계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민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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