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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프로농구] 사라진 신세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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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여자프로농구(WKBL) 신세계 쿨캣이 창단 15년 만에 구단 해체를 선언했다.

 신세계는 13일 “저희는 유통소매기업으로서 지난 15년간 여자프로농구 발전에 많은 노력을 해왔으나 금융팀 중심의 리그 운영에서는 한계가 있었다”며 “구단을 공식 해체한다”고 발표했다.

1998년 7월 태평양과 한국화장품 선수들을 주축으로 창단한 신세계는 98년 여름리그 우승을 시작으로 네 차례 우승을 차지하며 ‘신흥 강호’ 이미지를 구축했다. 그러나 2002년 겨울리그 이후 우승을 하지 못했고, 모기업이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한 2011~2012 시즌에도 5위에 그치는 등 하향세를 그렸다. 하지만 신세계의 팀 해체가 여자프로농구의 오랜 정체와 갈등이 폭발한 결과라는 목소리도 높다. 신한은행이 6연속 통합 우승을 차지하면서 다른 팀의 의욕이 크게 떨어졌고, 팀 수와 관중이 늘어나지 않는 등 성장이 멈췄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신세계 구단 관계자는 “몇 년 전 샐러리캡과 관련해 타 구단과 소송까지 간 적 있다. 리그 운영이 제자리걸음인 데다 최근에는 금융권 위주의 체제에서 이미지가 안 맞는 것 같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해체 이유를 설명했다. 현재 신세계를 제외한 5개 구단은 모두 은행·보험사를 모기업으로 하고 있다.

한종훈 신세계 사무국장은 “5월 말까지는 구단 매각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후 선수들의 희망을 반영해 이적·직무 전환 등을 고려할 것이다”고 밝혔다. 신세계에는 올 시즌 득점왕 김정은과 국가대표 가드 김지윤 등이 뛰고 있다.

 신세계는 향후 겨울올림픽 종목 지원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6개 구단으로 운영돼 온 여자프로농구는 신세계의 갑작스러운 해체로 파행이 불가피해졌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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