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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극동에 전략폭격기 배치

중앙일보

입력

러시아가 전략폭격기 5대를 극동지역 기지에 배치했으며 이는 알래스카 인근의 미 공군 방위력을 시험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국방부가 30일 밝혔다.

케네스 베이컨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TU-95 베어 폭격기 2대가 최근 베링해 아나디르 기지에 배치됐고 다른 3대가 시베리아 동쪽 티크시 기지로 이동했다"며 " 며칠 안에 베링해협을 가로질러 알래스카로 근접 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방부가 러시아 군의 동태를 신속하게 공개한 것은 러시아 군 고위 관계자가 11월 초 러시아 전투기가 미국 항공모함 키티호크에 근접 저공비행을 했다고 밝힌 뒤 러시아 항공기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베어 폭격기는 지난해 3월과 9월 극동 기지에서 미국 공군 방위력을 시험하기 위해 비행을 한 적이 있기는 하지만 이런 비행은 냉전종식 후에는 드문 일이다.

베이컨 대변인은 "냉전이 끝난 것으로 보고 있지만 러시아 군함과 항공기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며 "우리는 잘 훈련돼 있고 현재와 같은 상황에 대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아나톨리 코르누코프 러시아 공군 사령관은 SU-24 정찰기와 SU-27 요격기가 10월 17일과 11월 9일 항공모함 키티호크의 사진 촬영을 위해 근접 비행을 했으나 미군은 적기에 대응 항공기를 발진시키지 못했다고 말했다.

베이컨 대변인은 그러나 "러시아 요격기의 첫 접근 때에는 키티호크가 급유중이었기 때문에 항공기를 이륙시킬 수 있는 속도로 가속할 때까지 약간의 지연이 있었지만 두 번째에는 적시에 항공기가 이륙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두 번의 경우 모두 러시아 항공기의 접근은 사전에 레이더를 통해 포착됐으며 계속 추적되고 있었다"며 "두 번 모두 미군의 작전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판단돼 러시아에 항의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존 헨드릭스 미국 육군대장은 30일 국방 담당 기자들에게 "냉전 종식 후 늘어난 군사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6만 명이 더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미군 증강 요구로는 가장 근래에 나온 것으로 미군 고위 장성들은 신임 대통령 취임에 앞서 국방 예산의 대규모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

헨드릭스 대장은 "현재 군 규모와 수행 중인 임무를 살펴보면 미군은 이미 과부하 상태에 놓여있기 때문에 4만-6만 명의 증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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