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배구] 드래프트, 리베로 몸값 오를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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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조연은 아닙니다'

내달 1일 한국전력 대강당에서 열리는 남자배구 드래프트에서 전문수비수(리베로)에 대한 몸값이 폭등할 전망이다.

2001년 배구슈퍼리그를 앞두고 각 팀이 마땅한 수비수가 없어 팀 조직력 구축에 애를 먹고 있는데다 올 드래프트 시장에 나온 내년 대학졸업예정자 24명의 선수가운데 수준급 수비력을 갖춘 선수들이 어느해보다 많기 때문.

게다가 삼성화재의 슈퍼리그 4연패에서 볼 수 있듯이 힘과 높이에 의존하는 배구만으로는 정상에 오를 수 없다는 진단도 각 팀들의 수비수 영입을 촉진하는 계기가 됐다.

이에따라 드래프트 상위 지명권을 갖고 있는 현대자동차, LG화재, 대한항공은 모두 이번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는 팀 사정에 따라 레프트와 센터진을 보강할 계획이지만 2라운드에서는 리베로 영입에 초점을 맞춘다는 복안을 세워놓고 있다.

덕분에 과거 스타플레이어들에 묻혀 어렵게 취업의 문을 두드렸던 수비수들은 최소한 1억원 이상의 몸값을 받고 당당히 실업팀에 입단하는 영광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실업팀이 눈독을 들이는 수비수 후보는 한때 최단신 공격수로 눈길을 끌었던 홍익대의 여오현(175㎝)과 경기대의 재간둥이 최부식(180㎝), 경희대의 이영수(182㎝) 등 3명.

파이팅이 뛰어난 성균관대 이동훈(186㎝)도 수비력이 돋보이지만 공격도 능해 팀 여건에 따라서 역할전환이 가능한 재목으로 분류된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초등학교때부터 배구공을 만져 기본기가 탄탄하고 볼에 대한 감각이 뛰어나다는 것.

키가 작아 한때 운동을 그만둘까도 생각했던 단신 선수들이 대접받는 세상이 돌아온 셈이다. (서울=연합뉴스) 유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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