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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구자홍 부회장 인터뷰]

중앙일보

입력

"외국 기업과 합작해서 세계 1위가 될 수 있는 사업부문이 있다면 어느 기업과도 제휴를 추진하는 것이 기본 전략이다."

필립스사와 브라운관 부문 합작법인 설립 투자의향서를 교환한 LG전자 구자홍 부회장은 29일 올해 안에 부채비율을 2백% 아래로 낮추기 위해 상환우선주를 발행하고 보유한 비전자 계열사 주식은 물론 자사주도 매각해 자금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 지난해 액정박막화면표시장치(LCD)부문에 이어 브라운관까지 필립스와 합작했다. 필립스를 계속 합작 파트너로 선택한 이유는.
"지난해 LCD 부문 합작 이후 높은 수익을 올려 필립스를 신뢰하게 됐다. 브라운관 부문도 필립스와 합병할 때 확실한 세계 1위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

- 1년동안의 합작 경험에서 얻은 교훈은.
"제휴(파트너십 경영)하지 않고서는 세계 1위가 될 수 없는 무한경쟁 시대다. 득실을 떠나 합작함으로써 서로 세계시장의 선두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 LG전자는 디지털TV 등 디스플레이 부문이 중점 사업인데, 브라운관 부문을 합작함으로써 오히려 디스플레이 사업의 운신 폭이 좁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는데.
"브라운관은 부품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문제는 없다. 신설 합작법인은 우수한 기술과 신제품의 디스플레이를 앞서 개발하고 이를 모(母)회사가 TV.모니터 등의 완제품에 반영하면 시너지 효과가 커질 것이다."

- 노무라증권은 LG전자의 외자유치와 관련해 이 정도로는 단기 유동성 우려를 불식하기에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는데.
"우리는 이번 합작으로 11억달러를 유치했고, 매년 대규모 이익을 내고 있다. 또 상환우선주 발행만 이뤄지면 유동성 문제는 완전히 해결할 수 있다. 디지털 사업과 차세대 통신장비 사업에 대한 투자여력은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

- 외자유치에도 불구하고 LG전자의 주가가 계속 내리막인데.
"주식시장에서 외자유치를 호재로 평가하고 있고, 부채비율을 낮추는 추가적인 노력이 나타나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것으로 생각한다. 시장에서 LG전자의 미래가치에 대해 잘 판단해 주기를 기대한다."

- 증권가에서는 주력사업 부문을 계속 매각하면 LG전자가 냉장고.세탁기만 만드는 회사로 남는 것이 아니냐는 비관적인 견해도 나온다.
"합작으로 수익성은 예전보다 훨씬 높아질 것이다. 1등의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조만간 증명하겠다. 이번에 매각한 것은 주력사업이 아니다. LG전자는 디지털TV 등 디지털 사업과 차세대 정보통신사업을 중심으로 디지털 리더로 도약할 것이다. 현재의 사업재편은 바로 중점사업을 향해 가장 시너지 효과가 큰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브라운관 부문을 분리하면 내년 매출이 줄어들텐데.
"올해와 별로 달라질 것이 없다. 브라운관 부문이 분리돼도 내년 매출액은 16조4천억원 정도(올해 13조6천억원 예상)로 높아질 것으로 본다. 경상이익이나 수익성도 올해보다 나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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