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승현씨 수배중 상장사 인수 시도

중앙일보

입력

지난 9월 이후 검찰의 수배를 받아온 MCI코리아 진승현(陳承鉉)부회장이 11월 초순까지 열린금고를 통해 상장기업인 국도화학의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나섰던 것으로 밝혀졌다.

陳씨는 이 과정에서 국도화학 주가를 고의적으로 떨어뜨리는 등 주가조작에 가담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陳씨 소유의 열린금고는 국도화학을 인수하기 위해 코스닥 등록업체인 ㈜한일 명의로 金모씨와 함께 국도화학 주식 61만8천3백80주(지분율 10.64%)를 사들였다고 지난 3일 금감원에 신고했다.

당시 신고자는 ㈜한일로 돼있지만 한일측 관계자는 "지난 10월께 陳씨측에서 국도화학 주가가 너무 떨어졌으니 국도화학 경영진에 경고하는 차원에서 주식 공동보유 신고를 제의해와 신고하게 됐다" 고 설명했다.

한일은 국도화학 주식매입 목적을 '주총에서 의결권 행사를 위해서' 라고 명시했다. 이는 투자목적이 아니라 국도화학의 경영권을 확보하겠다는 의사표시로 해석된다.

陳씨는 국도화학 인수에 성공하면 이를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려 열린금고의 불법대출금을 메우는 데 활용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陳씨측이 검찰 수배와 금융감독원 검사 과정에서도 파장이 큰 적대적 M&A를 시도할 수 있었던 배경에도 의혹이 일고 있다.

금융계 관계자는 "당국이 陳씨의 신병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면 이같은 시도는 불가능했을 것"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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