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오픈테니스] 이형택, 국내 최초 투어대회 4강 진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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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높은 곳을 향해'

테니스 4대 메이저대회인 US오픈 16강에 진출해 세계를 놀라게 한 이형택(삼성증권)이 이번에는 남자프로테니스협회(ATP) 투어대회에서 국내 선수로는 최초로 4강에 올랐다.

한국 테니스의 숙원인 투어 대회 4강 진출을 실현하며 US오픈에서의 선전이 우연이 아님을 입증했다.

지금까지 국내 선수의 투어 대회 최고 성적은 남자의 경우 김봉수(은퇴)의 89년 KAL컵코리아오픈 8강이었고 여자도 세계랭킹 57위까지 오른 박성희(은퇴)가 95년 리치레이인터내셔널대회 등에서 몇 차례 8강에 오른 것이 전부였다.

남자 최초로 메이저대회 16강에 진출하고 세계랭킹 100위 안에 진입한 이형택이 이번에는 남녀를 통틀어 처음으로 투어 대회 4강까지 오른 것은 세계 정상권에 한발 짝 더 다가섰음을 의미한다.

이형택은 이번 대회 4강 진출로 랭킹포인트 15점을 추가, 역시 사상 초유의 ATP엔트리 시스템 랭킹 80위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되는 랭킹은 88위 안팎.

주원홍 삼성증권 감독과 테니스협회 관계자들은 이형택이 세계정상권에 차츰 가까워지고 있는 원동력을 자신감에서 찾는다.

브롱크스챌린저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자신이 톱랭커들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자기 최면을 끊임없이 걸었다는 이형택은 이어 열린 US오픈에서 톱랭커들을 잇따라 제치며 완전히 자신감을 얻었다는 것.

전문가들도 이 때부터 이형택의 경기운영과 기량이 한 단계 성숙됐다는 것이 눈으로 보인다고 말할 정도다.

비록 투어대회 맛을 보기 시작한 홍콩오픈과 일본오픈에서는 각각 1회전과 2회전에서 탈락했지만 강호들을 상대로 놀라운 선전을 보였고 투어 대회 3번째만에 4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해 밝은 미래를 예고했다.

주원홍 감독은 "이런 추세라면 톱랭커로 불릴 수 있는 세계 50위 안에도 들어갈 수 있다"며 "자신감있게 세계적인 선수들과 겨루는 제자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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