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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팀결산 (1) - LA 다저스

중앙일보

입력

◇ 부끄러웠던 한 해

박찬호 덕분에 한국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LA 다저스의 2000년 모습이었다.

'밑 빠진 독' 다저스는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중 2위의 연봉총액으로 10위(.531)의 승률을 기록하는 비효율성을 드러내며 또 다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 겨울, 다저스는 두 건의 대형트레이드를 단행했다.

99년 내내 팀 분위기를 어수선하게 만들었던 라울 몬데시를 토론토로 보내고 션 그린을 데려왔으며, 이스마일 발데스와 에릭 영을 시카고 컵스에 내준 대신 테리 아담스를 받아왔다.

그린의 영입은 트레이드의 득·실 차원에서는 문제될 것이 없었지만, 그에게 연평균 1천4백만달러의 터무니없는 거금을 안겨 줌으로써 다저스는 다시 한번 언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결국 그린과 맺은 8천4백만달러의 계약 때문에 다저스는 울며 겨자 먹기로 즉시전력감인 발데스와 영을 내버리다시피 처분해야만 했다.

◇ 우려가 현실로

가장 우려했던 타선이 먼저 새기 시작했다.

가뜩이나 1번타자의 부재에 시달렸던 다저스는 시즌 초에 1번타자로 내정됐던 데본 화이트와 마크 그루질라넥이 차례로 부상을 당하자 F.P. 산탄젤로와 아드리안 벨트레를 동원하기도 했다.

시즌 중반에는 콜로라도로부터 톰 굿윈을 영입했만, 굿윈도 해결책은 아니었다. 모든 공격의 출발점인 1번타자의 구멍은 너무 컸다.

중심타선 역시 허무하게 무너졌다. 게리 셰필드가 120%의 활약을 한 반면, 그린의 실제 모습은 기대 이하였고, 에릭 캐로스의 30홈런-100타점은 올해도 역시 소프트 넘버였다.

결국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16팀중 12위의 팀타율(.257)을 기록한 허약한 타선으로 방어율 1위 케빈 브라운을 13승에 그치게 했다.

◇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

시즌이 시작되기 전 다저스가 해결해야 할 급선무는 1번타자와 함께 4, 5선발을 구해오는 것이었다. 그러나 다저스는 오렐 허샤이저와 카를로스 페레즈라는 미봉책을 제시했고, 그들의 안이한 생각은 이내 심판을 받았다.

예전의 명성은 뒤로한 채 샌드백이나 다름없었던 허샤이저는 결국 은퇴를 했고, 페레즈 역시 5승 8패 방어율 5.56의 초라한 성적으로 선발직에서 쫓겨났다.

이후 다저스는 에릭 가니에와 매트 허지스 등의 신인투수들을 선발로 기용하며, 컵스로 보냈던 발데스를 다시 데려오는 호들갑을 떨었지만, 이미 열차는 떠나간 뒤였다.

이런 다저스에 마지막 결정타를 날린 인물은 마무리 제프 쇼. 지난해까지 다저스의 충실한 마무리였던 쇼는 불지르는 소방수로 변신하며 구단의 믿음을 져버렸다.

◇ Hot Player

* 게리 셰필드 : MVP급 성적. 43홈런으로 LA 다저스의 시즌 최다홈런기록을 경신.
* 박찬호 : 18승을 올리며 생애 최고의 해를 보냄.
* 아드리안 벨트레 : 선구안과 파워가 일취월장, 20홈런에 .360의 출루율을 기록. 미래는 밝다.

◇ Cold Player

* 제프 쇼 : 주전마무리의 방어율이 4.24라면 누가 믿겠는가.
* 션 그린 : 지난해보나 타율 -4푼, 홈런 -18, 타점 -24. 다저 스타디움을 고려하더라도 변명의 여지는 없다.
* 데본 화이트 : 화이트의 안타 하나당 가격은 1억. 다저스는 자선사업 하나는 잘한다.

◇ 고전은 계속된다

내년에도 다저스가 좋아질 여지는 별로 보이지 않는다. 알렉스 로드리게스(시애틀), 마이크 햄튼(뉴욕 메츠), 마이크 무시나(볼티모어) 등, 데려오고 싶은 선수는 많지만 1억달러에 육박하는 연봉총액이 부담스럽다.

팜에 유망주도 보이지 않는다. 새로 출발하는 풋내기 짐 트레이시호도 악재임에는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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