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FA 신청선수, 절반 이상 팀 잔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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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들의 소속 팀과의 협상이 진행되면서 선수별 진로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김기태, 김상진(이상 삼성), 장종훈, 강석천(이상 한화), 홍현우(해태), 조계현(두산) 등 6명의 FA 선수 가운데 김기태, 김상진, 장종훈 등 3명은 팀 잔류가 거의 확정적이다.

구단이 적극적으로 붙들기에 나섰기 때문에 팀 잔류 결심을 굳히고 세부적인 조건을 조율하고 있는 단계로 알려졌다.

김기태와 김상진은 2억원을 웃도는 연봉과 다년계약을 구단으로부터 언질을 받았고 다만 계약기간에서만 다소 이견을 보이고 있어 곧 타결이 될 전망이다.

이들을 영입하려면 1명당 20억원 안팎을 투입해야 하는 엄청난 고비용 때문에 시장이 형성되기 어려운 것도 이들의 팀 잔류를 부추겼다.

장종훈 역시 '미스터 한화'라는 상징성에 무게를 둔 구단이 지난 10년간 팀에 기여한 공로를 충분히 보상한다는 방침을 정함에 따라 사실상 잔류가 확정됐다.

장종훈 본인도 이번 FA 신청이 다른 팀 이적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고 밝혀 구단이 제시한 재계약 조건 협상에 전념할 뜻을 비쳤다.

반면 조계현, 홍현우, 강석천 등 나머지 3명의 FA 선수들의 진로는 매우 불투명한 상황.

올해 FA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홍현우는 팀 잔류보다 다른 팀 이적으로 가닥이 잡혀 있으나 엄청난 몸값이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홍현우 영입의사를 밝힌 구단은 신생팀 SK와 LG, 삼성 등이었으나 최근 LG에 이어 삼성도 슬그머니 발을 빼면서 해태와 SK의 힘겨루기만 남았다.

홍현우는 해태와 SK 가운데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팀에 둥지를 틀게 되는 셈이다. 조계현도 구단이 거액 연봉과 다년계약에 난색을 표명함에 따라 다른 팀으로 옮기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조계현은 연봉이 5천400만원에 지나지 않아 소속 구단에 대한 보상금 액수가 적다는 점이 매력. 선발진이 부족한 한화와 SK 등이 조계현을 데려갈 뜻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나 조건에 따라 두산에 남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강석천은 이적보다는 팀 잔류를 전제로 연봉인상을 노리고 FA를 신청한 케이스. 그러나 구단은 강석천이 무리한 요구를 한다면 방출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전달한데다 강석천에게 매력을 느끼는 다른 구단도 거의 없어 다소 답답한 신세다.

한 관계자는 "SK가 홍현우 영입에 실패하면 강석천을 데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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