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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국채 입찰 부진 … 다시 요동치는 세계증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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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되살아났다. 세계 주가가 크게 떨어졌고 한국 증시도 흔들렸다. 5일 코스피지수는 장중 한때 2000을 밑돌 정도로 출렁였다. 전날에도 기관투자가가 주식을 대거 내다팔아 1.5% 큰 폭으로 하락했었다. 이날 코스피는 오후 삼성전자 등이 다시 오름세로 돌아선 덕에 전날보다 0.5% 오르며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아슬아슬한 모습이었다.

 한국 증시는 그래도 상대적으로 나았다. 주식시장이 문을 여는 시간 차이에 따라 유럽·미국·아시아 증시가 줄줄이 내렸다. 독일과 프랑스 증시가 모두 3% 가까이 떨어지는 등 유럽 전역에서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이어 뉴욕 증시도 약세로 마감했다. S&P 500지수는 올해 들어 두 번째로 크게 떨어졌다. 일본 닛케이지수가 0.53% 떨어지는 등 아시아 증시도 내렸다. 중국 증시만 강세였다. 상하이종합지수는 1.74% 올랐다. 중국 증시가 연휴로 휴장하고 있던 지난 3일, 중국 정부가 외국인의 적격투자자(QFII) 투자 한도를 현재 300억 달러에서 800억 달러로 올렸던 것이 이날 주가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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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유럽이 문제가 됐다. 전날 스페인 국채 입찰 결과가 좋지 않았다. 35억 유로를 목표로 했지만 이에 크게 못 미치는 25억9000만 유로어치만 발행할 수 있었다. 또 이날 발행된 5년물 국채 낙찰금리도 한 달 전에 비해 급등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경기침체 우려를 나타낸 것도 악재가 됐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기준금리를 4개월째 최저 수준인 1%로 동결하면서 “경기 하방 압력이 우세하다”고 이유를 밝혔다. 앞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달러를 푸는 3차 양적 완화에 소극적이라는 회의록이 공개돼 미 연준이 추가 부양에 소극적이라는 소식도 악재로 작용했다.

 하이투자증권 김동환 연구원은 “유로존 문제가 다시 부각되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가 주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유럽 각국의 선거 일정 등 정치적 이슈 ▶치솟는 실업률 ▶상대적으로 경기가 좋은 독일의 인플레이션 부담 ▶비유로 국가들의 엇갈리는 이해관계 등은 언제든 유로 위기를 다시 수면 위로 띄울 수 있는 변수가 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해외발 악재로 다시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진 만큼 위험 관리가 중요해졌다고 조언한다. 교보증권 김형렬 투자전략팀장은 “세계 경제를 이끄는 중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시장 출렁임이 클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중국의 1분기 경제지표는 오는 13일 발표된다.

 하지만 역으로 주식을 싸게 살 기회로 볼 수도 있다. 김 팀장은 “삼성전자·현대차·기아차를 제외하면 이미 코스피지수는 2000선 밑이었다”며 “더 하락한다면 바닥에 가깝기 때문에 분할 매수 기회로 삼는 것도 좋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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