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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군 안전 살피는 ‘270개의 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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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장성군 통합관제센터에서 군내 270곳에 설치된 CCTV 카메라가 촬영해 보내는 실시간 화면들을 직원들이 모니터링하고 있다. [사진 장성군]

# 지난달 22일 낮 12시 11분 전남 장성군청 3층 통합관제센터.

 한 직원이 책상 위의 PC로 담당 지역들을 모니터링하다 장성읍 장성대교의 교통사고 현장을 목격한다. 충돌한 차량 중 한 대가 가드레일을 넘어 다리 아래로 떨어졌고, 이를 장성대교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카메라가 잡은 것이다. 관제 요원은 실시간 현장 화면을 센터 전면의 대형 모니터에 띄우고, 함께 근무하던 경찰관은 어디론가 무전을 날린다. 5분도 지나지 않아 순찰차가 현장에 나타나고, 119 구급차량이 달려와 사고 운전자들을 후송하는 장면이 센터의 모니터에 뜬다.

 # 지난달 3일 밤 장성읍 성산초등학교. 오후 8시20분쯤 중학생 2명이 낙엽을 모아 불을 피우자, 금방 순찰차가 오고 경찰관들이 내리더니 불을 끄라고 한다. 오후 10시 10분쯤엔 학교 정자에서 고교생 7명이 술을 마시고 떠들자, 이번에도 금새 경찰관들이 나타나 타이른 뒤 귀가시킨다. 학교에 설치된 CCTV 카메라에 연기 발생 장면과 음주 장면이 찍혀 통합관제센터로 중계됐고, 센터에서 파출소에 연락을 한 것이다.

 2월 9일 운용을 시작한 장성군 통합관제시스템이 지역사회의 안전 지킴이 역할을 하고 있다.

 장성군 통합관제센터는 군내에서 목적에 따라 각각 운영되던 CCTV 270대를 통합했다. 군청이 하천·산불 감시 등을 위해 관리하던 21대와 경찰서가 방범용으로 쓰던 101대, 초·중·고교의 안전사고·학교폭력 예방용 148대를 한 계통으로 엮은 것이다. 국비·지방비와 교육지원청 예산 등 16억원을 들여 시스템을 구축했다.

통합관제센터(면적 201㎡)에는 CCTV 카메라가 있는 곳의 현장 화면들을 한꺼번에 많이 띄울 수 있는 가로 282인치, 세로 141인치의 대형 모니터와 PC 모니터 12대 등을 갖췄다. 장성군·교육지원청 공무원과 경찰 등 모두 19명을 3교대 근무시키면서 24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

 통합관제센터장인 김영수(51) 장성군 총무과장은 “모든 CCTV를 다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고, 교무실에서 낮 시간에만 모니터링 하던 학교 CCTV를 24시간 지켜 보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효율이 높아졌고, 예산이 절감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약 50건의 상황을 적절히 조처했다. 신속하게 유기적으로 대처하는 장점도 있다”고 했다.

 통합관제시스템은 범죄 관련 차량이나 세금 체납 차량이 지나면 차량번호판을 읽어 경보음을 울리는 기능도 갖췄다. 통합관제센터의 김지헌(41) 경위는 “어린이보호구역 등의 CCTV 기둥에 비상벨을 부착, 위급 상황 때 어린이 등이 벨을 누르면 관제센터의 모니터에 현장 화면이 자동으로 뜨고 양방향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하천 수위 상승 등 위험요소가 감지되면 상황이 자동으로 전파되고, 센터에서 실시간 현장상황을 확인해 경보 발령과 주민 대피 조치 등을 할 수 있다.

 행정안전부는 통합관제시스템을 2015년까지 모든 시·군·구에 구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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