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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년 만에 부활한 ‘어업인의 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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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김학소
한국해양수산개발원장

정부는 4월 1일을 ‘어업인의 날’로 지정해 30일 첫 기념식을 열었다. 1969년 4월 1일 ‘어민의 날’로 제정됐다가 4년 만인 73년 ‘권농의 날’로 통합된 지 39년 만에 국가기념일로 부활했다. 한국의 수산물 생산량이 세계 12위이고, 수출액이 23억 달러에 이를 정도로 수산업 위상이 높아진 덕분이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정보기술(IT)의 다음은 생태학이며, 복지와 건강이 다가올 시대의 화두”라고 말했듯이 어촌과 어장은 어업소득과 국부를 창출할 수 있는 주요 공간이다. 기후변화 등으로 식량 확보가 갈수록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어업은 국민에게 동물성 단백질을 공급하는 주요 식량산업으로 가치가 크다. 특히 건강을 고려하는 풍토가 정착되면서 국민의 주요 동물성 단백질 섭취원이 육류에서 수산물로 급격히 바뀌고 있다. 2010년 한국인 한 명이 1년간 소비하는 수산물은 약 50㎏으로 지난 10년간 57% 늘었다. 어업인들은 독도에 거주하고 동중국해·동해의 배타적 경제수역에서 조업하면서 우리의 해양 영토를 지키는 역할도 하고 있다.

 하지만 어촌은 소득과 생활수준에서 도시와 격차가 커 젊은이들이 떠나고 있으며 어촌 인구는 급격한 노령화에 접어들고 있다. 특히 국제 어업협정으로 인한 어장 축소, 수산 분야의 각종 보조금 폐지, 자유무역협정에 의한 수입 수산물 증가 등으로 수산업의 환경이 그리 밝지는 않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어업인의 날’ 제정이 어업인에게 희망을 주고 떠나는 어촌을 돌아오는 어촌으로 탈바꿈시키는 계기가 되도록 정부와 국민이 수산업에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

김학소 한국해양수산개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