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주 "재개표 결과 반영 않을 것"

중앙일보

입력

미국 대통령 선거의 당락을 가를 플로리다주의 수작업 재개표를 둘러싸고 반전이 거듭되며 한 치 앞도내다볼 수 없는 혼미가 지속되고 있다.

플로리다주 선거를 관장하고 있는 캐서린 해리스 주 국무장관은 15일 밤 9시(이하 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팜 비치와 브로워드, 마이애미-데이드 등 3개 카운티가 서면으로 밝힌 이유가 주법에 맞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수작업 재개표 결과가 나와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해리스 장관은 전날 리언 카운티 순회법원 판사로부터 수작업 재개표를 포함한 보충 또는 수정된 개표결과의 수용 여부를 `건전한 재량권'에 따라 결정할 수 있다는 판결을 받아낸 바 있다.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 진영은 해리스 장관의 결정에 대해 3개 카운티의 수작업 재개표 결과가 최종 개표결과에 반영되도록 법적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해리스 장관도 자신의 결정이 `건전한 재량권'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으나 법원의 개입에 의해 번복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주 선거감독위원회가 전날 오후 5시까지 67개 카운티에서 인증해 보고한 개표결과를 주차원에서 인증했다고 밝히고 오는 17일로 마감되는 부재자 투표를 합산해 18일께 최종 선거결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플로리다주 대법원은 이날 해리스 장관이 긴급 청원한 수작업을 통한 재개표 중단 요청에 대해 기각결정을 내렸다.

민주당 출신의 전임 주지사가 임명한 판사 7명으로 구성된 주 대법원은 긴급청원에 대한 청문회를 갖지 않은 채 "청원을 검토한 결과 청원내용을 기각하기로 결정했다"는 내용의 만장일치 성명을 발표했다.

대법원은 또 재개표 관련 모든 소송을 통합해 처리해 달라는 해리스 장관의 요청에 대해서도 기각결정을 내렸다.

조지 W. 부시 후보 진영은 해리스 장관의 긴급 청원서가 제출된 뒤 공화당측 변호사의 사건개입 허용을 요청했으나 긴급 청원이 기각됨에 따라 마이애미 연방지법의 수작업 재개표 중단요청 거부에 대한 항소심을 받아들이기로 한 애틀랜타 연방 제11 순회항소법원의 심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앨 고어 후보 진영에서도 주대법원에 "수작업 재개표가 주법에 따라 적법한 것인지 여부와 적법할 경우 재개표 완료시한이 언제인지"에 대한 사법적 판단을 요청했다.

수작업 재개표의 초점이 되고 있는 팜 비치 카운티의 선거감독위는 이날 해리스 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전체의 1%에 대한 수작업 재개표에서 고어후보의 표가 19표나 증가하는 결과가 나왔다"고 지적하면서 전체적인 수작업 재개표에서도 이런 추세라면 "표차가 극히 적은 이번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수작업 재개표가 필요한 이유를 밝혔다.

팜 비치 선거감독위는 당초 이날 오전 7시부터 수작업 재개표를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수작업 재개표의 합법성 여부에 대한 주대법원의 판결을 기다리느라 수작업재개표 작업에 들어가지는 못했다.

팜 비치측 카운티는 또 투표용지에 천공되지 않고 자국만 남은 투표를 유효표로 인정할 것인지에 대한 순회법원의 판결을 요청, 3인으로 구성된 선거감독위의 결정사항이란 유권해석을 받아냈다. 팜 비치 선거감독위는 지난 12일 4개 투표구에 대한표본 수작업 재개표에서 이를 무효표로 처리한 바 있다.

브로워드 카운티에서는 50여만표에 대한 수작업 재개표에 착수해 오는 20일께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는 오는 17일께 수작업재개표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했다.

한편 민주-공화 양당은 이날 최종 선거결과가 늦어지고 있는 책임을 상대방측에 전가하며 비난전을 강화했다.

부시 진영의 플로리다 재개표 사령탑을 맡고있는 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장관은 민주당측이 제출한 소송이 12건에 달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고어후보측이 원하는 선거결과가 나올 때까지 대통령 선출을 지체시키려는 시도를 하고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민주당측의 분명한 전략이 "대통령 선출과정을 완전히 약화시킬 때까지 재개표를 계속 요청하고 소송을 제기하면서 개표결과에 대한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 시한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웨스트 팜 비치

미플로리다주>=연합뉴스) 엄남석특파원

◇ 2000 미국 대통령 선거 특집
(http://www.joins.com/series/election/)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