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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방해전파 쏘지 못할 정도로 전력사정 나빠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북한의 전력난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서 정전은 '일상다반사'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선전방송이나 대남방송의 방해 전파를 제대로 내보낼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일본 인터넷매체 제이캐스트뉴스는 29일 북한이 세계에 발신하는 선전방송 '조선의 소리(보이스 오브 코리아)'가 최근 방송시간이 갑자기 줄어들거나 방송 도중 전파가 끊어지는 등 불안정한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선의 소리'는 한국어 외에 영어·일본어·중국어·러시아어·독일어·프랑스어·아랍어·스페인어로 방송한다. 노동신문 요약 정보와 함께 김일성 주석,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찬양하는 음악을 내보낸다. '조선의 소리'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AM 라디오 중대역 통신이 아니라 단파를 사용한다. 단파의 경우 대역에 따라 전파의 질이 자주 변하기 때문에 주파수를 여러번 바꿔가며 방송하는 게 특징이다.

동아시아 방송청취자들이 모인 '아시아 방송 연구회' 게시판과 북한의 IT 정보를 모은 사이트 '노스 코리아 테크'의 정보를 종합하면 '조선의 소리' 방송에 이상이 나타난 건 올해 2월 중순부터다. 영어 방송 시작 20분 후 갑자기 전파가 끊어지거나, 프랑스어 방송에서 음악이 나가던 중 예정보다 빨리 방송이 끝나버리는 등 사고가 잇따랐다. 일본어 방송도 마찬가지였다. 방송 중 전파가 끊어지는 것은 물론 방송 횟수가 갑자기 줄어드는 경우도 있었다. 북한은 또 주민들이 영향을 받을 것을 우려해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의 라디오 방송에 방해 전파를 발사하는데, 이것 역시 불안정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는 북한의 전력사정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특히 겨울에는 호수가 얼어 수력발전소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북한의 전력사정은 더 어려워진다. 아시아프레스의 이시마루 지로 북한취재팀장에 따르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이 발표된 지난해 12월 한 평양시민은 이시마루씨에게 "전기가 안 들어와 (사망을 알리는)TV를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날씨가 풀리면서 전력 사정은 차츰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제이캐스트뉴스는 "3월 하순부터 방송이 비교적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으며, 강한 방해 전파도 확인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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