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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친구야, 놀자!

중앙일보

입력

디지털 시대 우리 아이들은 정말 애완동물 대신 애완 로봇을 키우게 될까. 호기심 많은 어린이들 혹은 외로움과 적적함을 이기지 못하는 어른들의 친구로 기꺼이 집안에 맞아들여졌던 애완동물의 자리를 로봇들이 넘보고 있다. 냄새도 없고 털도 날리지 않고 잘 돌봐주지 못해도 죄책감이 들지 않으며 죽어도 금방 살릴 수 있는(충전 등으로) 애완 로봇.

지난 1일 엔터테인먼트 포털 ㈜인츠닷컴(http://www.intz.com)과 ㈜로보티즈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함께 키우는 디지털 로봇 2001 시리즈 ‘디디(DiDi)’와 ‘티티(TiTi)’를 출시했다.

한 손에 쏙 들어오는 동그란 몸체에 쥐 모양을 하고 있는 이 로봇은 인공지능 센서와 성장형 알고리즘을 갖고 있어 한 살부터 여섯 살까지 성장하며, 배꼽을 누르는 횟수와 박수소리에 따라 혼자 움직이고 장애물을 피하거나 노래를 부르고 방향 전환을 하기도 한다.

또 인터넷을 통해 다운로드를 받아 밀어내기 게임, 레이싱 게임 등 게임과 댄스를 할 수도 있고, 여섯 살까지 성장한 후에는 각각 암수인 디디와 티티가 서로 돌림노래를 부르고 따라다니는 등 상호작용을 하게 된다고 한다.

이런 애완 로봇은 불과 1, 2년 사이에 계속해서 선보이고 있다. 서울랜드에서는 이런 로봇들을 모아 ‘디지털 동물원’을 열기도 했다. 애완 로봇들 가운데 단연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소니사의 ‘아이보(AIBO)’.

강아지처럼 생긴 다관절 로봇 아이보는 컬러 폐쇄회로 카메라와 스테레오 마이크, 소형 스피커는 물론 열 감지기, 적외선 거리측정계, 촉각 감지기, 속도 감지기 등을 장착해 빛과 소리, 사람의 접촉에 다양한 반응을 보이며 감정을 표현하도록 만들어졌다. 25만엔이라는 지나치게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지난 해 6월 인터넷을 통해 판매 예약을 개시한 이후 20분만에 3천 대가 모두 매진되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장난감의 최대 판매기인 연말에는 1만 대를 팔았지만 그 후로는 거의 공급을 하지 않아 희소성으로 더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아이보Ⅱ가 나온 상태.

국내에서도 미디어랩스에서 ‘디노’와 ‘로티’라는 디지털 토이를 선보였는데 손, 발 등에 여섯 개의 터치 센서, 광 센서, 소리 센서를 갖춰 사람의 움직임에 반응하도록 만들었다.

이번에 새로 선보인 디디와 티티가 이런 기존 애완 로봇과 다른 점은 인터넷을 통해 성장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내려받아 키우게 된다는 데 있다. 해당 홈페이지를 열고 로봇의 밑바닥을 모니터에 갖다 대면 별도의 케이블 없이도 먹이와 앰플, 그리고 새로운 노래와 게임 등을 내려받게 된다.

지난 5월 선보여 인기를 끈 ‘네키’ 역시 토토빌 사이트(http://www.totovil.com)를 통해 노래, 동화, 영어 등 콘텐츠를 내려받아 사용하는 인터넷 토이였지만 로봇이 아닌 봉제인형이었다.

디디와 티티는 사이버 세상에서 밥을 먹고 학습을 받아야 하는, 디지털의 개념을 그대로 내장하고 태어난 애완 로봇인 셈이다.

때가 되었는데 밥을 안 주면 쉰 소리를 내면서 몸을 덜덜 떨어댄다. 주 타깃인 초등학생층이 이를 재미있어할지 귀찮아할지는 상용화 이후 두고 볼 일이지만, 애완 로봇이 더 싸고 더 아날로그 같은 모습으로 진화되어 우리 생활 속으로 들어오리라는 전망이 높은 것만은 사실이다.

인츠닷컴은 이달 중순 디지털 로봇 존 사이트를 오픈하고 디디와 티티를 백화점과 할인점, 그리고 인츠닷컴 사이트를 통해 판매할 계획이라고 한다. 가격은 미정이지만 5만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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