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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골밑 뚫고 역전 슛 … 오세근 날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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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KGC인삼공사 오세근(뒤)이 29일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 2차전에서 팀 승리를 견인한 뒤 동료 박찬희와 공중에서 몸을 맞대는 세리머니를 하기 위해 잔뜩 웅크리고 있다. [원주=뉴시스]
‘괴물’ 오세근(25·2m·KGC인삼공사)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동부의 골밑을 맹폭했다.

 오세근은 29일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 2차전 동부와의 경기에서 19점을 넣으며 74-71 승리를 이끌었다. 시리즈 전적은 1승 1패로 동률이 됐다. 역대 챔피언결정전에서 1차전 패배 후 2차전에서 이긴 팀이 우승한 경우는 15차례 중 세 번에 불과하다. 가장 최근 기록으로는 지난 시즌 KCC가 1차전에서 진 뒤 역전 우승을 만들어냈다.

 오세근은 1쿼터부터 ‘원맨쇼’를 펼쳤다. 혼자 9점을 넣었다. 철저하게 골밑을 노렸다. 발이 빠른 박찬희·김태술 등과 번갈아 가며 2대1 패스를 주고받아 동부의 골밑을 공략했다. 무리하진 않았다. 수비가 따라붙으면 영리하게 파울을 유도했다. 공격 리바운드도 5개나 따냈다.

 오세근의 진가는 4쿼터에 발휘됐다. 중요한 순간마다 득점을 기록하며 역전승의 발판을 만들었다. 60-61로 뒤진 3분47초가 하이라이트였다. 오세근은 김주성과 로드 벤슨을 뚫고 골밑슛을 넣어 역전을 이끌었다. KGC는 이때부터 리드를 뺏기지 않고 끝까지 승리를 지켰다.

 경기 막판에는 신인다운 패기로 팀 분위기를 띄웠다. 김성철이 아웃되는 공을 잡으려다 넘어지자 곧바로 달려가 일으켜주며 “선배, 괜찮아요”라고 했다. 경기 종료 버저 소리와 동시에 던진 동부 박지현의 3점슛이 빗나가자 오세근은 펄쩍펄쩍 뛰며 우승이라도 한 듯 기뻐했다. 박찬희·양희종과 공중에서 몸을 맞대는 세리머니로 기쁨을 만끽했다.

 오세근은 이번 시즌 가장 강력한 신인왕 후보다. 정규리그에서 평균 15점·8.1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특히 득점 부문에서는 국내 토종 선수 1위다. 지난 시즌 9위로 추락한 KGC를 2위로 이끈 주인공이다. 챔피언결정전에서도 김주성·윤호영 등 선배들을 상대로 주눅 들지 않고 그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오세근은 “1차전은 내가 실수해 졌다. 만회하려고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했다”며 “특히 크리스 다니엘스와 이야기를 많이 했다. 리바운드에 적극 가담해달라고 부탁했다. 다니엘스가 골밑에서 나를 도와줘 편하게 플레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원주=김환 기자

◆승장 이상범 KGC 감독

선수들이 정말 잘해줬다. 승리 의지가 강했고 막판에 집중력이 살아나면서 이길 수 있었다. 경기 모습을 보면서 져도 된다고 생각했다. 정말 열심히 뛰어줬다. 내가 이 선수들의 감독이라는 게 굉장히 뿌듯했다. 자신감이 생긴 만큼 3차전 홈 경기에서 좋은 플레이를 할 것으로 예상한다.

◆패장 강동희 동부 감독

전반 리드를 후반에 지키지 못하고 무너졌다. 상대의 강한 압박수비에 우리 가드들이 볼 배급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게 가장 큰 패인이다. 전날과 달리 리바운드 제공권에서 우리가 밀려 질 수밖에 없었다. 공격에서도 미숙한 플레이가 많이 나왔고 높이의 우위를 살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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