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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Report] 3년 전엔 배용준 97억 1위 … 올해는 양현석 2166억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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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SM 주주 소녀시대’ 이전부터 주식시장에서 이름이 회자된 연예인들이 적지 않다. 최근 5년간 연예인 주식 부자로 손가락에 꼽히는 이들은 이수만, 박진영, 배용준, 양현석 등 대부분 ‘기획사 사장님’이다. 시장 상황에 따라 순위는 엎치락뒤치락한다. 2008년께에는 키이스트 대주주인 배용준, JYP엔터테인먼트 박진영이 주식 부자 1위 자리를 다퉜다. 하지만 요즘은 SM엔터테인먼트의 이수만과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양강 체제로 굳어졌다. 대형 기획사를 중심으로 한 아이돌 가수 전성시대가 열리고, K팝 열풍이 불어온 영향이다.

 연예인 주식 부자의 규모도 크게 달라졌다. 몇 년 전만 해도 보유 지분 가치는 많아야 수백억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수천억원대로 ‘0’이 하나 더 붙는다.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가 보유한 지분 가치는 최근 시세로 약 2100억원대다.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회장 지분의 가치 역시 2000억원이 넘는다. 두 회사는 꾸준한 수익을 내면서 영속기업으로서의 체계를 갖춰 ‘급이 다르다’는 게 증권가의 평이다.

 달라진 위상은 지난해 말 상장한 YG엔터테인먼트의 공모청약에서 확인된다. 공모 청약에 무려 3조6000억원이 몰렸다. 경쟁률만 560대 1이 넘었다. 역대 공모주 청약에서 삼성생명, KT&G, 삼성카드 등에 이은 15위에 해당한다. 코스닥 상장 기업만 놓고 보면 2001년 3조8000억원을 끌어모은 엔씨소프트에 이어 10년 만에 최대다. 공모가도 3만4000원으로 만만찮았다. 그만큼 투자자들이 엔터테인먼트 업종의 성장성에 주목한 결과다. LIG 정유석 애널리스트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본격 성장 중”이라며 “20배 이상의 주가수익배율(PER)도 높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몇 년간 단골 주식 부자로 이름을 올렸으나 이제는 시장에서 사라진 이름도 있다. 가수 비는 2007년 9월 세이텍이라는 코스닥 상장사 지분을 인수했다. 당시 최고의 스타였던 그가 코스닥 시장에 등장하자 해당사 주가가 상한가와 하한가를 오가는 등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이후 사명을 제이튠엔터테인먼트로 바꿨다. 지난해 비의 입대를 전후해 JYP엔터테인먼트에 인수됐다. 이때 비는 보유 주식 350만7230주(4.72%) 전량을 장내 매도해 ‘먹튀’ 논란을 불렀다.

 연예인이라고 반드시 자신이 종사하는 업종에만 투자를 하는 것은 아니다. 좋은사람들이라는 속옷 업체로 한때 성공신화를 일궜던 주병진 역시 2008년까지 연예인 주식부자 10위권에 들었다. 하지만 그해 348만여 주와 경영권을 매각하고 주식시장에서 사라졌다. 유명세 탓인지 기업에 투자했다 구설수에 오르는 경우도 많다. 2009년 중견 연예인 견미리와 태진아는 FCB투웰브라는 코스닥 업체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며 이른바 ‘연예인 테마’가 형성돼 주가가 급등했는데, 주가 조작 혐의로 검찰 수사가 이뤄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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