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당신의 여드름, 진짜 원인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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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체한의원 대학로점 권오상 원장

여드름은 주로 사춘기부터 시작하여 15세와 19세 사이에 흔하게 발생한다. 이 중 약 80%정도는 20세 중반까지 없어지나 최근 들어 30~40세 이후까지도 지속되는 경우가 늘어가고 있다. 이는 여드름이 호르몬 문제만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바쁘고 불규칙한 현대인들의 생활, 식습관에 의해 무너진 인체 내부의 균형 때문에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나타내 준다.

예로부터 한의학에서는 얼굴을 우리 몸의 이상 징후를 가장 먼저 알 수 있는 곳으로 파악해왔다. 피부상태와 안색 등으로 내부 장기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그에 맞는 치료를 해왔다. 그렇기에 여드름 치료에 있어 내부 장기 문제의 치료는 필수적인 부분으로 대두되고 있다.

그렇다면 인체 내부 문제에 따른 여드름의 유형을 몇 가지로 간단히 나누어 보겠다.
첫째, 피부나 얼굴에 열감을 잘 느끼며 남들보다 얼굴이 잘 붉어지고, 좁쌀 여드름이 많은 사람들은 폐열에 의한 여드름으로 볼 수 있다. 한의학에서 폐는 피부를 주관하다는 말이 있다. 폐에 열이 있다는 얘기는 폐 자체의 심부 열을 얘기하기 보다는 폐가 주관하는 피부의 열을 얘기한다고 보는 편이 합당하다. 이런 경우 남들 보다 피부가 열에 의해 예민해지기 쉬우므로 집에서 냉장고에 넣어 놓은 차가운 팩을 일주일에 2회 정도 해주고, 자극적인 스크럽제의 사용을 자제하며,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들은 피하는 게 도움이 된다.

둘째, 소화가 잘 안 되어 자주 체하고 명치 부근에 묵직한 느낌이 드는 사람들은 위장의 열독으로 인한 여드름으로 볼 수 있다. 위장 기능이 떨어지는 사람들의 경우 음식물을 소화시키기 위해 필요 이상의 열이 모이고 그로 인한 열독으로 여드름이 악화될 수 있다. 이런 경우 면류, 밀가루로 만든 빵, 튀김류, 찬 음식 등 소화력을 떨어뜨릴 수 있는 음식들을 피하고 대추차, 매실차 또는 무 등 소화에 도움이 되는 음식을 자주 섭취하는 것이 좋다.

셋째, 변비가 심한 환자들의 경우 대변을 제대로 배설하지 못해 대장 내의 유해가스가 피를 탁하게 하고 간독성을 증가시켜 여드름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된다. 이런 경우 변비에 좋지 않은 육류, 인스턴트 음식, 튀김류, 어패류 등을 피하고, 물을 자주 마시고, 현미, 미역, 고구마 등 식이섬유가 많이 들어 있는 음식과 청국장과 같이 발효시킨 음식 등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넷째, 여성분들이 많이 해당되는 여드름 중 하나로, 생리 때 검고 덩어리가 많이 나오며, 생리불순, 심한 생리통을 가지고 있는 경우 자궁 내의 제대로 표출되지 못한 생리혈에 의해 여드름이 악화될 수 있다. 이런 경우 밤, 대추, 땅콩 등 견과류를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되며, 아랫배가 냉한 경우 생강차가 도움이 되며, 생리주기가 불규칙한 경우 우엉 섭취가 도움을 줄 수 있다.

위의 여드름의 분류에서 보듯이 여드름의 근본적 치료를 위해서는 피부 밖의 문제 뿐 아니라 인체 내부의 문제를 파악, 원인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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