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불법 체류자 1년새 6만명 급증

미주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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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경기 여파로 미국내 한인 불법체류자 수가 1년 사이 6만명 급증했다.

국토안보부가 23일 공개한 미국내 불체자 통계에 따르면 2011년 1월 현재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전체 불체자 인구는 1151만명이며 이중 한인은 2%를 차지한 23만명이다. 국가별로는 멕시코(680만명) 엘살바도르(66만명) 과테말라(52만명) 온두라스(38만명) 중국(28만명) 필리핀(27만명) 인도(24만명)에 이어 8번째로 많다.

지난 2000년 조사 당시 18만명이었던 한인 불체자 규모는 2008년 최고 24만명을 기록했다가 2009년 20만명에서 2010년에는 17만명까지 감소해왔다.

하지만 이번 통계에 따라 한인 불체자 수는 3년 만에 다시 증가 추세로 돌아섰다.

〈표 참조>

특히 미국내 불체자 출신국별 집계에서 한국은 중국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증가율을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이같은 변화에 대해 이민법 관계자들은 소액투자비자(E-2)나 학생비자(F-1) 등 비이민비자를 받고 거주하던 한인들이 불경기 여파로 체류신분 유지가 힘들어지자 체류신분을 포기하는 경우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또 오바마 행정부가 지난 해부터 각종 이민조항을 개정하면서 이민개혁안 재추진 가능성이 높아지자 영주권 취득 기회를 노리고 무비자로 입국했다가 불체자로 남는 케이스가 생겨났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LA한인타운의 이민변호사들은 E-2비자를 포기하고 F-1 비자로 변경하거나 체류신분 유지를 포기하는 케이스가 많다고 밝혔다.

김한주 변호사는 "불경기가 장기화되면서 E-2 비자로 미국에 체류해왔던 한인들의 비자변경 의뢰가 굉장히 많다"며 "그러나 학생비자 마저도 유지하기 힘든 한인들은 아예 체류신분을 포기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변호사도 "지난 해 오바마 행정부가 불체자 구제안을 조금씩 발표하면서 이에 대한 기대감이 생겨나고 있다"며 "이 때문에 무비자로 입국했다가 그대로 눌러앉는 경우도 상당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2010회계연도(2009년 10월~2010년 9월) 기간 동안 무비자로 입국한 한국인은 67만9939명, 상용비자(B1/B2)로 입국한 한국인은 40만명이다. 그러나 같은 기간 B비자(방문비자) 발급 거부율도 사상 최고인 9.8%를 기록해 방문비자 신청자에 대한 조사가 강화되고 있음을 드러냈다.

장연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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