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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은 수확의 계절' 7집 낸 임창정

중앙일보

입력

가수로, 배우로 개성 있는 울림을 보여온 임창정(26)에게 올 겨울은 풍성한 수확의 계절이 될 것 같다. 주연으로 두 편의 영화에 등장했지만 아직 '빛나는 조연' 수식어를 때지 못한 그는 12월초 개봉을 앞둔〈자카르타〉의 은행강도역으로 연기의 새 지평을 꿈꾸고 있다.

▶ 수록곡 듣기
www.사랑.com
그대도 여기에
날 닮은 너
Please Don't You Lose

그리고 벌써 일곱번째 손가락을 꼽게 만든 새 앨범〈www.love.7th〉가 임창정의 또 다른 비상을 예감하게 만든다. 임창정은 6집〈화이트〉활동 이후 녹음실과 촬영장을 오가며 정말 숨가쁜 6개월을 보냈다.

웬만한 강철 체력도 견디기 힘든 일정을 기쁜 마음으로 소화한 건 모두 철저한 프로정신 덕이다. "음악작업에 지치면 시나리오를 읽으며 머리를 식히고, 촬영장에선 틈틈이 새 악상을 떠올렸다"는 그다.

정신 없이 준비한 새 앨범이지만 음악적 완성도는 데뷔작 이후 어떤 앨범에도 뒤지지 않는다. 오히려 작·편곡은 물론 조규만과 앨범을 공동 프로듀스하는 등 진일보한 음악적 역량은 전작들을 뛰어넘는 깊이를 보여준다.

가장 먼저 귀에 들어오는 건 임창정의 성숙해진 보컬. 잔기교를 줄이는 대신 감성에 호소한 담백한 목소리가 감칠맛 난다. 노래의 리듬, 정서에 따라 각기 다른 색깔을 내는 다채로움도 빛을 발한다. "국화빵 찍어내듯 한 장 한 장 쌓인 앨범에 이제 이골이 날법도 하지만 왜 갈 수록 힘든 지 모르겠다"는 그의 말은 괜한 엄살이 아니었다.

삶의 흔적이 묻어나는 가사도 매력이다. 타이틀곡 '날 닮은 너'를 비롯한 5곡의 노랫말을 쓴 임창정은 진부한 사랑노래에도 생활의 무게를 담기 위해 노력했다. "힘들게 투병하고 있는 나의 천사들에게 이 앨범을 바친다"는 후기는 평소 그의 팬사랑을 알고 지내던 사람들의 눈시울을 붉게 만든다.

임창정은 7집을 만들면서 백혈병으로 고생하던 소녀팬을 저 세상으로 떠나보내는 가슴 아픈 경험을 했다. 뒤늦게 소식을 듣고 달려갔지만 영안실에서 떠나는 길을 지킬 수 밖에 없었다는 그는 녹음 내내 그 소녀를 생각했다.

'날 닮은 너'는 장·단조를 넘나드는 곡구성으로 극적인 분위기를 낸 팝 발라드. 어쿠스틱 기타와 허밍 코러스가 부드러움을 더한다. 매끄럽게 소화한 고음역의 절정부도 돋보인다. 오케스트라 반주와 감성적인 선율이 매력적인 '그대도 여기에', 임창정이 작·편곡을 도맡아 해낸 '나쁜 그대', '왜 그랬는지…' 등도 발라드 팬을 자극한다.

첫 곡 'www.사랑.com'은 연인을 떠나보낸 쓸쓸한 크리스마스를 노래한 곡. 은은한 성탄종소리 비교적 빠른 비트로 계절의 분위기를 냈다. 열번째 트랙에 담긴 '졸업'은 제목대로 2월 졸업시즌을 겨냥한 곡. 곡 중간에 임창정이 '여동생' 팬들에게 전하는 축하멘트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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