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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PO 초보감독 이상범 챔프전이 보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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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KGC인삼공사 김태술(오른쪽)이 20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T와의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상대 수비 표명일을 피해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김태술은 13득점·5리바운드·3어시스트로 팀 승리에 큰 몫을 했다. [안양=뉴시스]

이상범(43·사진) KGC인삼공사 감독은 프로농구 플레이오프(PO) 초보다. 2008~2009 시즌 감독대행으로 지휘봉을 잡은 뒤 세 시즌 연속 PO 진출에 실패했다. PO 경험은 올 시즌이 처음이다.

 이 감독은 20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T와 4강 PO 2차전을 앞두고 엄살을 부렸다. “난 이틀 전 PO 1승을 거둔 초보 감독이다. 전창진 KT 감독님과 비교가 안 된다. 어려운 경기를 할 것 같다”고 했다. 18일 열린 1차전 승리가 그의 PO 첫 승이었다.

 이 감독은 이어 “전 감독님은 벌써 PO 37승으로 최다승이더라. 얼마나 ‘수’가 많겠나. 난 4강 PO 감독 중 최소승”이라며 “경기가 끝난 뒤 비디오를 보며 ‘저런 작전도 쓸 수 있구나’ 하면서 배우는 부분이 많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이 감독은 이날 개인 통산 PO 2전 2승을 거뒀다. 인삼공사는 KT를 65-61로 꺾고 2연승을 거두며 챔피언결정전 직행 가능성을 높였다. 오세근과 김태술이 각각 14점과 13점을 넣으며 승리를 이끌었다. 역대 15차례 4강 PO에서 1, 2차전을 모두 이긴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나갈 확률은 100%다.

 얌전하던 이 감독은 경기장에 들어가자 180도 변했다. 1쿼터부터 정장 상의를 벗어 던졌다. 두 팔을 허리에 올리고 심각하게 경기를 지켜봤다.

판정에 문제가 있을 때는 두 손을 높이 들어올리며 거칠게 항의했다. 26-28로 뒤진 2쿼터 6분쯤에는 코트까지 나가 항의를 하다 벤치 테크니컬 파울을 받아 자유투 1개를 내주기도 했다. 인삼공사는 이 감독의 항의를 시작으로 KT를 거세게 몰아붙여 2쿼터를 33-33 동점으로 마쳤다. 이 감독은 라커룸에 들어가서는 선수들에게 “이제부터 우리 경기”라고 독려했다.

 경기 중에는 선수들을 향해 손뼉을 마주치며 분위기를 띄웠다. 54-48로 앞선 4쿼터 초반 크리스 다니엘스가 실책을 하자 질책 대신 “괜찮다”고 엄지손가락을 올렸다. 이 감독은 경기가 끝나고 나서야 한숨을 길게 쉬며 정장 상의를 주섬주섬 챙겨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이 감독은 “땀이 많이 나는 체질이라 정장 상의를 벗었다”고 웃으면서 “참 호되게 당했다. 왜 전창진 감독을 명장이라고 하는지 알겠다. 힘든 경기였다. 3차전에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했다.

양 팀 감독의 말

◆승장 이상범 KGC 감독

실책 19개를 하고도 이긴 게 대단할 정도다. 집중력을 잠깐 놓는 바람에 상대에게 추격을 허용해 어렵게 경기를 끌고 갔다. 어린 선수들이다 보니 기복이 심한데 그런 부분은 보완하겠다. 찬스에서 과감히 공격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점도 숙제다. 우리 페이스를 찾는 게 다음 경기를 위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패장 전창진 KT 감독

좋은 기회를 놓친 게 아쉽다. 3쿼터에서 조성민을 체력 안배 때문에 교체한 후 흐름을 내줬다. 수비는 되는데 공격은 단조로워 문제가 많다. 게임을 하면서 늘 아쉬운 점은 속공 찬스에서 가드들이 어시스트를 못한다는 거다. 중요한 상황에서 예상하지 않은 실책이 나와 흐름이 꺾이다 보니 우리 페이스로 가져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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