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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소주 세금만 연 1014억 … 지역기업 키워야 경제 살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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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부산에서 1년 동안 팔리는 소주에 붙는 각종 세금이 1000억원 이상입니다. 지역기업이 잘돼야 지역경제가 살아나고 일자리가 생깁니다.”

 부산 향토기업 대선주조㈜ 조용학(63·사진) 대표이사는 부산시민이 향토소주를 마셔야 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4월 대선주조가 부산 향토기업 비엔그룹에 인수된 뒤 구원투수로 영입됐다. 그는 1974년 대선주조 연구원으로 입사해 전무이사와 대표이사를 지내고 2007년 퇴임했다가 4년 만인 지난해 경영에 복귀한 것이다.

 1997년 대선주조 부도 발생 후 2년 뒤인 1999년 대표이사를 맡아 시원소주 부산시장 점유율 98%의 신화를 이룬 소주 전문가다. 그는 소주업계 처음으로 아스파라긴산을 첨가해 성공신화를 이끌었다. 술에 관한 국가자격증인 대한민국 주조사 1호인 그는 주세법을 모두 외울 정도로 열정적으로 일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취임 1년이 됐는데 점수를 매긴다면.

 “지난해 6월 저도(低度)소주 ‘즐거워예’를 출시한 뒤 부산 시민들의 사랑 덕분에 출시 1주일 만에 100만병 판매를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최고경영자 입장에서는 지난해는 만족할만한 성적을 내지 못한 것으로 평가한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역시 소주 새 제품은 소비자의 입맛에 길들여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시원공익재단 100억원 기금을 목표로 ‘즐거워예’ 한 병이 팔릴 때마다 10원씩을 적립하고 있다.”

 -봄을 맞아 어떤 판매 전략을 구상하고 있나.

 “저도소주의 주 타깃층은 젊은이와 여성들이다. 이에 주류회사들은 대학 개강 시기에는 각종 마케팅 전략을 집중적으로 펼친다. 대학 개강에 맞춰 젊은이와 여성을 겨냥해 속칭 ‘세경주(酒)’를 출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세경주는 ‘즐거워예’ 상표에 전속모델인 배우 신세경의 사진을 넣은 것으로 젊은이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면서 판매량이 늘고 있다.”

 -부산 소주시장을 놓고 다른 소주 회사도 적극적인 공세를 펼 텐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주류시장의 질서를 훼손시키는 상도의를 벗어난 판촉 활동이 자행되고 있는 게 걱정이다. 경쟁사에서 판매업소를 상대로 대선주조 소주인 ‘즐거워예’를 팔지 않으면 그 보상으로 수십만원의 현금을 주겠다는 제안을 하고 있다. 이런 행태는 현행법 위반이라는 점을 따지지 않더라도 기업윤리의 문제다. 제품과 영업력으로 당당히 승부해야 한다.”

 -시민단체에서 경남 주류업체인 ‘무학’을 경찰과 국세청에 고발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시민단체의 일이라 잘 모르지만, 무학이 여러 가지 위법 행위를 했다. 무학 울산공장의 경우 소주제조 허가가 없는데도 ‘좋은데이’를 무면허로 불법 제조했다. 지리산 천연암반수를 쓰지 않으면서 마치 사용하는 양 선전하고, 폐수를 외부로 불법반출하다 경찰에 적발된 것으로 알고 있다.”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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