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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치 위스키의 귀족 J&B Rare

중앙일보

입력

유난히도 우리나라 사람들의 편애를 받아왔던 J & B. 발렌타인의 열풍이 몰아치기 오래 전부터 오랫동안 지존으로 꼽혀왔던 J & B RARE는 젊음의 낭만과 코피족(코리안 여피)들의 필수품처럼 사랑받았는데요.

어두운 클럽의 초록빛 조명을 연상시키는 고급스런 패키징과 "재즈와 블루스의 약자다", "아니다, 기타등등"의 추측을 자아냈던 세련된 제목 탓이었는지, 풍부한 향을 느낄 수 있는 부드러운 맛 때문이었는지 J & B에 대한 열광은 충분히 수긍이 가는 것이었죠.

이런 J & B는 거품같은 유행처럼 허망한 것이 아닙니다. 1999년에 250주년 행사를 성대하게 치뤘던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위스키 브랜드이니까요.

200여년 동안 왕실에 위스키를 공급하는 회사였고, 1972년도에는 이미 탁월한 수출업적을 이유로 여왕의 훈장을 받았는데요, 이 회사가 설립된 배경에는 한편의 멜로드라마와도 같은 사연이 있습니다.

이탈리아인 지아카모 저스테리니(Justerini)는 기회를 찾아 그리고 한눈에 반해버린 아름다운 영국인 오페라 가수를 찾아 영국에 오게됩니다.

그가 여가수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하는 동안 그의 동업자는 이미 왕실에 주류를 공급하는 주류회사를 인수하는 사업수완을 발휘했는데요, 동업자는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사랑을 쟁취한 저스테리니는 별 미련없이 이탈리아로 돌아와 버립니다. 공중에 떠버린 회사를 인수한 알프레드 브룩스(Brooks)가 저스테리니와 자신의 성을 따서 J & B라는, 다소 싱거운 동기로 회사이름을 지었던 것이죠.

J & B의 전신인 주류회사는 특이하게도 와인을 제조했던 경력을 가진 회사였다는군요.

스코틀랜드의 스페이 사이드(스카치 위스키의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가장 유명한 동네지요)에 자리잡고 있는 J & B는 서로 다른 42가지의 몰트 위스키를 블렌딩하여 이 회사의 대표 브랜드인 J & B RARE를 만들어내는데요, 풍부한 과일향이 겹겹이 퍼지는 미묘하고 섬세한 RARE의 맛은 아마도 와인 제조의 섬세함과도 일맥상통하는 것 같군요.

특히 스카치 위스키로 명명되기 위해서는 블렌딩 된지 최소 3년동안 스코틀랜드에서 숙성시켜야 함을 법률로 명시하는 스코틀랜드의 까다로움보다 한술 더 뜨는 J & B 특유의 숙성과정은 J & B를 더욱 특별하게 하는 이유! 라벨에는 표시되어 있지 않지만 보통 8년 정도의 숙성과정을 거치는 J & B는 마치 화이트 와인의 신선한 과일향과 신맛, 그리고 스카치 위스키 특유의 깊은 풍미가 완벽한 조화를 만들어냅니다.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든다는 한줄의 카피처럼, 오랫동안 사랑받는 스테디셀러들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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