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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산에 200만 점 식물 종자 은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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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경북 봉화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고산수목원인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이 들어선다.

 산림청과 경북도는 지난 16일 봉화군 춘양면 서벽리 현지에서 이돈구 산림청장, 이주석 경북도 행정부지사, 지역 주민 등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공식을 열었다.

 백두대간은 백두산·금강산·지리산을 연결하는 한반도의 생태축이다. 백두대간의 경북 구간은 봉화 부소산에서 김천 상도봉까지 315㎞에 6개 시·군 30개 읍·면이 포함되는 광활한 면적이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5179㏊(중점시설지구 206㏊)에 국비 2515억원이 투입되며, 올해부터 전시원 조성과 건축공사가 시작돼 2014년 개원 예정이다.

 주요 시설은 산림종자영구저장시설(Seed Vault·씨드 볼트)과 기후변화지표식물원, 호랑이숲 등이다. 이 중 산림종자영구저장시설(1437㎡)은 백두대간과 우리나라 산림의 종자를 수집해 영구적으로 보존하는 대규모 종자은행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식물의 멸종과 종자전쟁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모델은 노르웨이 스발바드에 있는 지구 종말에 대비해 유전자원 450만점을 1000년 동안 보존하고 있는 ‘둠스데이’다.

 산림청 배준규(42) 연구관은 “봉화 시설은 한반도는 물론 나아가 아시아 지역의 산림종자 200만여 점을 보존해 생물 다양성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차 국제식량농업기구(FAO)의 공인을 받아 일본·중국 등 다른 나라의 종자도 보관비를 받고 저장하겠다는 것이다. 지하 40m 터널로 만들어진다.

 기후변화지표식물원(6144㎡)은 해발 500m에 들어선다. 한반도의 식물이 지구 온난화로 사과나무 등이 어디까지 북상할 지 등을 가늠하는 시설이다. 기후변화에 민감한 이끼류 500여 종을 식재해 생태를 관찰한다. 수목원 해발 650m에는 ‘알파인 하우스’라는 고산식물원이 꾸며진다. 백두산·한라산·설악산 등 해발 1000m 이상에 서식하는 고산식물이 냉실 처리된 시설에 전시된다.

 또 수목원 문수산 자락에는 백두산 호랑이 ‘금송이’ ‘금강이’의 새 보금자리가 될 호랑이숲(0.6㏊)도 조성된다. 백두산 호랑이를 자연 상태에 가까운 환경에서 방사해 백두산 호랑이의 종을 복원하고 백두대간의 상징동물로 키우기 위해서다.

 경북도 이주석 행정부지사는 “백두대간을 잘 보전하고 풍부한 산림자원을 활용하기 위해 경북도가 중앙정부에 건의하고 설득한 결과 산림청과 백두대간수목원을 조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수목원이 개원되면 백두대간의 산림생태자원 보호·육성과 함께 낙후된 경북 북부지역의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벌써 봉화 춘양에는 산림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한국산림과학고가 이달 개교했다. 나아가 국립백두대간테라피단지(영주·예천), 산림탄소순환마을조성(봉화) 등 다양한 산림비즈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위치 : 경북 봉화군 춘양면 서벽리 일원

주요 시설 : 산림종자영구저장시설(씨드볼트)·기후변화지표식물원·알파인하우스·호랑이숲·백두대간자생식물원·식물분류원·꽃나무원·야생화언덕·초지원·침엽수원·어린이정원·사계원·자원식물원·주민헌정기념원·실습교육장·겨울연못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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